'스타벅스 코인' 나올까… 대기업도 ICO '군침'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8.03.2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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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열린 MWC2018에서 ICO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히로시 미키타니 라쿠텐 창립자. /AFPBBNews=뉴스1지난달 27일 열린 MWC2018에서 ICO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히로시 미키타니 라쿠텐 창립자. /AFPBBNews=뉴스1


가상통화(암호화폐)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진원지는 가시권에 들어온 기업 가상통화 발행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楽天)은 91억달러(약 9조2828억원) 규모의 자사 포인트를 가상통화로 전환할 계획이라 밝혔다. '유통 공룡'의 초대형 가상통화공개(ICO) 선언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블록체인사업 진출을 선언한 국내 IT 양대산맥 카카오·네이버(라인)의 ICO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통·IT기업의 가상통화 발행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는 이들이 포인트 운영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유통·IT기업은 자체 생태계 형성과 고객 충성도 확보를 위해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스타벅스 포인트'의 규모는 2016년 1월 기준 12억달러(약 1조2828억원)로 소규모 은행 예치금에 맞먹는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는 지난달 스타벅스 결제에 가상통화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코인' 나올까… 대기업도 ICO '군침'
올해 초부터 각국의 가상통화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통화 통칭)이 약세를 보이는 점도 기업 가상통화 부상에 힘을 싣는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언젠가 코인시장에 '재앙의 날'이 올 수 있다"며 "위기가 오면 스타벅스, 아마존처럼 대기업이 자사의 제품과 바꿔준다고 보증한 코인들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통화의 고질적 문제인 극심한 변동성이 해결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법정통화를 대체하려던 가상통화의 이상은 극심한 변동성에 발목이 잡혔다. 기업 발행 가상통화의 경우 가치가 실물과 연동돼 변동성이 낮아질 수 있다. 가상통화 전환 계획이 발표된 라쿠텐 포인트의 경우 현재 라쿠텐에서 1포인트가 1엔(약 10원)의 가치를 갖는다.



재무적 이점도 기업 가상통화 발행의 가능성을 높인다. 22일 공인회계사 A씨는 "일단 대규모 ICO를 성공하면, 펀딩받은 만큼 매출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이후 코인을 통한 지불은 천천히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발행할 만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가상통화에 한계도 있다.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ICO에 나설 경우 파급력이 클 수 있다"면서도 "일단 발행을 한다 해도 기존 결제수단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제도 불편할 뿐더러 가상통화를 활용한 수익모델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기업은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국의 규제도 변수다.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카카오 ICO'에 대해 "해외나 국내에서도 ICO를 직접 금지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은 없다"면서도 "ICO로 인한 문제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신뢰도로 이어지면 곤란하지 않겠나. 그런 일은 없어야 된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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