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한반도 대전환 숨은 주역..막힘없는 '미스터 심플러'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8.03.20 04:09
글자크기

[the300]위기상황 정리하는 Mr.심플러, '열 사람의 한 걸음' 화합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첫 전체회의가 열리는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8.03.1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첫 전체회의가 열리는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밝은 표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8.03.16. [email protected]


'한반도'의 운전대를 문재인 대통령이 잡았다면, 청와대 조직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요즘 청와대는 이슈 블랙홀이다. 쏟아지는 숙제에 '체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비교적 안정적인 배경엔 임 실장이 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목적지에 확실히 다가가는 '운전' 실력이다.


어느 정부나 수많은 국정 과제에 맞닥뜨리지만 유독 문재인 정부는 '일'이 많다. 게다가 모든 이슈가 청와대로 몰린다. 19일 현재 청와대엔 외교, 사회개혁, 개헌 등 정치 이슈까지 숨돌릴 틈이 없다. 방어에 급급한 게 아니라 적극 공세 모드다. 남북, 북미 연쇄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까지 만들어 냈다.


이 과정에 청와대 조직은 일사불란했다. 국가안보실, 정무, 홍보라인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그 중심에 임 실장 리더십이 있다는 평가다. 우선 상황정리 능력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 직전, 무조건 좋은 일로 여겼던 남북 단일팀이 청년 기회박탈이란 공정성 이슈로 불붙은 것은 청와대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임 실장은 이후 달라진 국민정서를 놓쳤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사실은 이런 건데 국민이 몰라준다" 식으로 토를 달지 않았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건 또다른 특징이다. 고위공직자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이 대표적이다. 비서실장이 좌장인 위원회 구조로 만들어 특정인이나 '라인'에 인사권이 몰리는 걸 막고자 했다. '혼자서 열 걸음'보단 열 사람의 한 걸음 쪽에 가깝다. 물론 공공기관 인사 속도가 더딘 건 숙제다.


그럼에도 모든 국정을 만기친람으로 장악하려 하기보다는 위임과 역할 분담을 적절히 한다는 점에선 합격점이다. 한 관계자는 "임 실장이 많은 것을 지시하지는 않는다. 순간적으로 상황을 정리하는데 지나보면 그게 국민 상식에 맞는 방향이더라"고 말했다. 임 실장에겐 '미스터 심플러'라는 새 별명도 생겼다.


임 실장은 최근 일이 더 많아졌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 때 맡았던 역할이다. 당시 경험은 문 대통령이 한반도 주변 초강대국들 사이에서 노련한 중재외교를 펴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한다. 임 실장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통일·외교는 그의 정치적 전공이기도 하다.


임 실장은 이달 24~27일 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도 수행한다. 대통령이 국내를 비울 때, 비서실장은 자리를 지키는 게 상례다. 그러나 임 실장이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특사로 UAE 문제를 원만히 풀고 최고위층과 안면을 튼 만큼 직접 방문해 외교성과를 극대화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별다른 악재가 없으면 당분간 임 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 신임도 계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1월9일 UAE 왕세제 특사로 방한한 칼둔 아부다비행정청장에게 "임종석 실장 이야기는 바로 제 뜻이라고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