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잠못드는 여의도 증권가…수면카페 인기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18.03.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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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이슈+]최근 여의도 소재 수면카페 오픈 잇따라… 해외 업무에 지친 증권맨에 인기

여의도 수면카페 '단잠' 내부 사진여의도 수면카페 '단잠' 내부 사진


# 한 증권사에서 채권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 A씨(34세)는 점심 시간 식사를 거른 채 카페로 향한다. 전날 해외 증시 일정 등을 챙기느라 밤을 세운 탓에 안락한 소파가 구비된 수면카페에 들러 잠을 청하기로한 것이다. 주변 동료들도 종종 점심 시간을 이용해 수면카페에서 낮잠을 청하곤 한다.

잦은 야근과 회식 술자리로 수면부족을 호소하며 점심시간 수면카페를 찾는 여의도 증권맨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연 초 문을 연 여의도 소재 두 곳의 수면카페는 점심 시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다.



증권사별로 고유자산을 운용하거나 투자 상품을 발굴할 때 해외 자산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 역시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밤 늦은 시간 개장해 새벽에 마감하는 증시 등 주요 일정을 살피느라 밤을 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교보증권 등 증권사들은 각기 해외주식을 전담하는 글로벌브로커리지(GBK)부서를 신설해 거래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여의도에 수면카페를 창업한 '단잠'의 이수재 대표는 "가죽소파형 침대와 안마의자 등 총 60석이 마련돼 있는데 지난주 금요일에는 두자리 빼고 다 찼다"며 "가장 붐비는 시간은 11시부터 1시사이로 만석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후 4시경 이곳을 찾은 모 증권사 IB(투자은행)부서 직원 B씨(45세)는 "업무 특성상 출장과 외근이 잦은데 짬내서 이곳을 방문했다"며 "50분 정도 가량 이용하고 회사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페 로비에서 실내화로 갈아신고 안마의자가 비치된 방으로 들어섰다. 방안에는 60개의 좌석이 놓여있고 각 사이마다 커튼이 달려 있어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 카페 내에는 컵라면과 샌드위치 등 간단한 요깃거리도 비치돼 있어 간단히 배를 채우고 잠을 청하는 고객도 많았다.

올해 1월 SK증권 본사 1층에 자리잡은 '바디프렌드 파크' 역시 비슷한 컨셉의 수면카페다. 바디프렌드의 안마의자를 체험하고 커피와 베이커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10분, 30분, 50분 단위로 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5개의 개별 공간에 안마의자를 배치해 뒀는데 점심시간대의 예약은 늘 차는 편이다. 이곳에는 SK증권을 비롯한 주변 증권사 직원의 방문이 잦다.

앞선 A씨는 "그간 부족한 잠을 채우기 위해 점심시간 노래방을 대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까운 곳에 휴식 공간이 생겨서 종종 애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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