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종로구청장 "전통 담아 사람 끄는 매력 키웠다"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김경환 기자 2018.03.1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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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7개 특화도서관 설립으로 주민 편의↑…물청소 도입 등 미세먼지 절감에도 열일, 마무리 위한 3선 도전

8일 서울 종로구청 구청장실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 임성균 기자8일 서울 종로구청 구청장실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 임성균 기자


경북궁 주변에는 한복을 입은 젊은 청년들과 외국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종로 일대에서 한복 대여점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한옥으로 지은 공공건물도 서울 어느 지역보다 자주 보인다. 언젠가부터 익숙한 종로의 풍경이다.

민선 5기로 처음 종로구를 맡게 된 김영종 종로구청장(65)은 재선을 거쳐 지난 8년간 '얘깃거리가 있는 종로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종로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첫 방법을 전통문화에서 찾았다.



"도심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종로구를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신만의) 얘기가, 매력이 있어야 사람을 모을 수 있죠. 매력을 만드는 데 노력했더니 평창동, 부암동, 북촌 등 곳곳에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 종로 어디서나 한복 입은 사람, 늘어나는 한옥



지난 8일 서울 종로구청에서 만난 김영종 구청장은 한복 이야기부터 꺼냈다. 결재서류가 빼곡히 들어 찬 책장에는 한옥, 한복, 한글 등 전통문화 활성화를 위한 사업 서류파일이 눈에 띄었다. 전통한복 입는 날을 정해 직원들과 함께 한복을 먼저 입었고 일반시민에게 무료 대여도 시작했다.

김 구청장은 "구청이 무료 대여를 시작한 후로 곳곳에 한복 대여점이 생겼다"며 "궁궐 무료 입장, 음식점 할인 등 한복입기를 장려하는 행사가 진행되면서 점점 활성화 됐다"고 설명했다.

전통문화 지키기 일환으로 한옥, 한식, 한글, 한지를 소개하고 보존하는 데도 투자한다. 건축사 출신인 김 구청장은 한옥재활용은행, 무계원, 청운문학도서관, 혜화동청사, 상촌재 등 특색있는 한옥을 만드는 데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노력 덕분인지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익선동, 서촌 등은 종로구에 몰려있다. 전통문화 특색이 사람들을 끌어당긴 것이다. 지난해 광화문 상권은 2013년에 비해 8배 넘는 매출 증가세를 보이면서 강남의 대표 상권인 강남역 상권을 능가했다.

김 구청장은 이에 기뻐하지 않고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현상) 가능성을 우려한다. 지금껏 종로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건물주와 임대업자들이 너무 욕심을 부릴 경우 해당 상권의 매력이 사라지면서 결국 침체의 길을 걷게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종로구청 구청장실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 임성균 기자8일 서울 종로구청 구청장실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 임성균 기자
◇ 구립도서관 없던 종로구에 특화도서관 17개 설립

또 다른 종로구의 매력 만들기 사업 대상은 '특화 도서관'이었다. 2010년 종로구에는 구립도서관이 한 곳도 없었다. 김 구청장은 "17개의 크고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며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욕구도 충족할 수 있는 지역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수행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이나 지상은 문학 세미나실로 지하는 서재로 꾸며진 청운문학도서관, 국악중심의 우리소리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10월에는 명륜동에 어린이청소년국학도서관이 문을 연다. 우리 역사, 문학, 예술 등 책을 비치하고 청소년을 위한 각종 특강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언론, 체육 도서관 등도 기획하고 있다.

책에 대한 김 구청장의 애정은 청진동 지하보행로 조성에도 반영됐다. 청진동 지하보행로는 청진구역 전체를 하나로 연계해 지하공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유동인구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로 구청의 설득 끝에 민간자본으로 진행하는데 이 중 일부를 '책의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저감 위해 8년째…신청사, 남은 과제

김 구청장이 취임 첫해부터 적극 나선 또 다른 사업은 미세먼지 저감이다. 그는 "당시 종로 도심은 경유버스 등으로 공기가 정말 안좋았고 공동화 현상의 원인이 됐다"며 "사람이 살 수 있는 종로로 만들기 위해 공기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당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대로변 물청소였다.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미세먼지가 사람들이 활동하면 낮이면 날아다니는 현상부터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도 대로변 물청소차가 1만8000㎞, 분진흡입차 3만7000㎞를 다니며 미세먼지를 몰아냈다. 노면청소 4만8000㎞의 실적을 올려 서울시에서도 분진흡입차량 운용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김 구청장은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제껏 만들어 온 정책을 보다 꼼꼼하게 챙겨 후임자에게 넘기고 싶다는 생각이다. 특히 적극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해 온 신청사 설립을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단순히 행정업무를 보는 청사가 아니라 도서관, 장애인 고용 가게, 품질 높은 음악홀, 스타트업 지원 사무실 등 다양한 활용도를 갖춘 고효율 신청사를 짓고 싶습니다. 땅값 비싼 도심에 짓는 만큼 시민들에게 더 도움되는 공간이 되게 잘 만드는이 남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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