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상장된 기업 주가가 급등해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이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 증권가를 떠돌고 있다. 가진 것 없던 흙수저가 한방에 대박을 내고 표표히 떠났다는 '카더라 통신' 스토리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그것과 닮았다.
우리사주보다 더 큰 대박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회사 설립과정에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은 이들은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라젠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3000원~1만1000원이다. 현 주가는 스톡옵션 행사가격(3000원기준)보다 30배 이상 올랐다. 말 그대로 돈벼락을 맞은 셈이다.
비상장 바이오기업은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아 높은 임금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회사가 사업에 성공할 경우 큰 부를 얻을 수 있는 스톡옵션은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좋은 수단이다. 회사 성공이 자신의 성공과 연결되는 만큼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도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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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효과 좋은 약도 부작용이 있듯 스톡옵션에서도 부작용이 있다. 일부 인재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한 주식을 팔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 임원들은 주식을 매각하면 공시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원 사이에 위화감이 생기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회사 기여도보다 입사 시기에 따라 스톡옵션 부여수량과 단가가 차이가 클 수 있어서다. 입사가 늦어 스톡옵션을 받지 못한 직원들의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과감한 '베팅'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스톡옵션과 비트코인은 비슷하다. 하지만 스톡옵션으로 대박이 난 것은 미래가 불확실한 기업을 성장시킨 데 대한 보상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 투자 대박과는 다르다. 인생을 바꿀 대박을 원한다면 비트코인 차트를 들여다보기보다 될성부른 비상장 기업이 있는지 찾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