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류 주임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하며 이 기간 동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악화되고 있는 미중 양국의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류 주임은 이번 방문에서 대중 무역 압박 공세를 높여가고 있는 미국의 정확한 의도와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만큼 미중 정상이 이 문제를 풀어가는데 가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류 주임은 지난해 10월 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시작된 '시진핑 집권 2기'들어 가장 주목받는 경제 관료다. 공급측 구조개혁을 근간으로 한 '시코노믹스'의 설계자로 이미 무대 뒤에서 중국 경제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쳐왔지만 이제는 무대 위로 전면 부상했다.
SCMP는 지난 23일 류 주임이 재경부처 장관 6명으로 구성된 '경제팀'을 이끌며 직접 시 주석의 지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허 경제팀'에는 궈수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류스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임,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샤오야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딩쉐둥 국무원 부비서장 등 6명이 거론됐다. 류 주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사실상 배제되고 시 주석이 류 주임을 통해 경제 정책도 직접 관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제상으로는 류 주임이 리 총리 밑의 4명의 국무원 부총리 중 한명이지만 경제 정책과 관련해선 영향력이 리 총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류 주임이 이처럼 중용되고 있는 것은 '실력'에다 막강 권력자 시 주석의 신임까지 함께 받고 있기 때문이다. 류 주임은 1960년대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 101중학에서 시 주석과 함께 수학했고 2003년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 임명돼 주룽지, 원자바오, 리커창 등 3명의 총리 밑에서 경제정책의 초안을 마련했다. 시 주석이 2013년 중국을 방문한 토마스 도닐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 사람의 이름은 류허, 나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존재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류 주임이 중국 대표로 참석한 것도 그의 위상을 보여준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는 시 주석이 직접 참석해 연설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