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주장 김은정의 '비범한' 모습에 전 세계가 열광했다. 김은정은 동그랗고 큰 뿔테 안경 속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 때문에 '안경선배'라 불린다. /강릉(강원)=김창현 기자
치밀한 전술부터 인상 깊은 선수의 무표정까지 다양한 매력을 안겨준 경기마다 우리는 선수들과 함께 ‘영미’를 외치며 환호했다. 가족이 아닌 팀 구성이 보여준 단합, 합리적 전술이 만들어낸 통쾌한 승리, 흔들리지 않는 감정 등에서 나타난 성공 방정식에는 ‘영미’라는 키워드가 존재했다. 이젠 세계인도 술술 읊는 ‘Y.E.O.N.G.M.I’라는 7개 단어를 통해 ‘컬링의 성공 경제학’을 짚어봤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구호로 팀 컬러를 브랜드화하는 이미지 구축은 이 팀을 특별한 존재로 돋보이게 했다. 특별한 소통에서 오는 독창적인 기업 문화는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앤사치(Saatchi & Saatchi) 최고경영자(CEO) 케빈 로버츠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뛰어난 '브랜드'가 필요하고 개인도 자신만의 '상징'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컬러가 있어 성공을 담보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기업이 고객의 가슴에 '사랑처럼 깊은 자국'을 남겨 이성을 넘어선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전략이다. 주장 김은정의 차별화된, 넘치는 '개성'이 경기 내내 화제를 일으키며 대중의 호기심을 극대화했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자로 잰 듯 '확실한' 방법을 좇아 실리적으로 점수를 얻어냈다. /강릉(강원)=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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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8위 한국이 1~7위 팀을 모두 꺾은 비결인 '정확한 샷'의 바탕에는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었다. 이는 기업이 완벽에 가까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불량 제로'를 추구하는 전략인 ‘식스시그마’에 비견될 수 있다. 막대한 비용 투자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기보단 직원들의 노력으로 결함이 없는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면 오히려 비용이 절감되는 논리다.
④Neutral(무동요)=컬링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승패를 가른다. 한국팀은 실수가 나오더라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주장 김은정은 '빙판의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표정 변화가 없다. 한국팀은 경기 내내 평정심 유지를 위해 휴대전화를 자진 반납하고 외부와 연락을 차단했다.
평정심 유지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도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조직이 위기를 마주했을 때 리더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 구성원들이 동요할 수 있다. 독일의 경제학자 홀름 프리베는 “성급한 열정에 휘둘리지 말고 평정심과 여유를 찾아야 장기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스웨덴과 결승전에서 작전 회의를 갖고 있다. 주장인 김은정, 바이스 김영미는 물론 다른 멤버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며 작전을 세운다. /강릉(강원)=김창현 기자
기업 경영도 집단지성의 힘을 중시한다. 애플의 경우도 스티브 잡스가 독선적 리더에서 집단지성을 중시하는 리더로 변모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각 분야 전문가와 의견 조율을 통해 기업의 비전을 제시한 애플은 승승장구했다.
⑥Moving(감동)=전 세계가 '팀킴'에 열광한 데는 이들이 주는 '감동'도 한몫한다. 인구 5만 4000여 명의 작은 도시에서 한 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이 불모지의 어려움을 딛고 세계 강호를 잇따라 제압한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더불어 스킵(주장) 김은정이 무거운 책임감에 컬링을 포기하려다 주위의 도움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사연은 감동을 더한다.
국내 한 기업이 20년의 사회공헌, 98.84%에 이르는 정규직 비율 등 고객에게 선사한 감동으로 성공신화를 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불모지의 어려움을 딛고 세계 강호를 잇따라 제압한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더불어 주장 김은정이 무거운 책임감에 컬링을 포기하려다 주위의 도움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사연은 감동을 더한다. /강릉(강원)=김창현 기자
시장의 주도권을 쥔 자가 살아남는 경제 논리와 닮았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가 성공한 비결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친환경으로 주목받는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의 석유 자동차 시장을 위협하며 자율자동차 등의 혁신을 이끄는 선두주자다. 결국 시장 주도권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