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노출 등…"여성·청소년 교정시설 설비·제도 열악"

뉴스1 제공 2018.02.24 17:25
글자크기

인권위, 8개 교정시설 실태 조사…법무부에 개선 요구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자료사진/ 뉴스1 DB자료사진/ 뉴스1 DB


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성·청소년 재소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교정시설들의 설비와 제도 등이 전반적으로 열악하다고 판단해 법무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인권위는 여성·청소년 수용자들을 중심으로 처우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방문 기관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8개 교정시설에 대해 여성·청소년 수용자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거실·조사수용실·징벌실·진정실의 통풍과 냉·난방, 유아 동반 수용자의 처우 등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방문조사 결과 시설마다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출입문의 보안 창살이 방충망과 투명아크릴로 차단돼 통풍이 잘되지 않았으며 냉·난방 설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재소자들이 여름에는 습진과 땀띠로, 겨울에는 극심한 추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여성수용자들에 대한 교정시설 직원들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수용자들은 '심리상담을 받은 경험이 거의 없고 생리 중 온수 샤워나 생리통에 인한 고통을 낮출 수 있는 배려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유엔 여성수용자 처우 규칙'은 여성의 고유한 욕구에 대한 처우와 대응은 차별적 대우가 아님을 천명하고 있으며, 여성 교도소의 모든 직원이 성인지 교육을 통해 여성수용자의 고유한 욕구와 여성인권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가 방문한 기관의 직원교육에서 여성수용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엄마와 함께 교도소의 머물러야 하는 유아들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부족한 곳도 있었다. A여자교도소의 경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관리자가 없어 유아들이 놀이방을 이용하지 못하고 문이 잠긴 거실에서만 지내야 했다.


청소년들의 경우 처우가 더 열악했다. 인권위가 방문한 B소년교도소의 수용자들은 화장실 면적이 너무 좁고 변기가 출입문을 향하고 있어 수치심을 느낀다고 진술했다. 또 B소년교도소 수용자들은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반말과 욕설을 듣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권위는 B소년교도소 화장실의 변기가 출입문을 향하지 않도록 개선하고 소년 수용자들의 인격존중을 위해 직원들의 반말과 욕설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교정시설의 실태에 대해 인권위는 냉·난방이 되지 않는 교정시절에 대해 보수공사를 시행할 것과 재소자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임상상담사, 사회복지사 등을 확보하고 주기적인 상담을 제도화할 것, 여성수용자 처우에 대한 이해 제고를 위해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여성 수용자 관리지침을 마련할 것 등을 법무부에 요구했다.

또 인권위는 "유아동반수용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양육 유아 놀이방 이용시간을 늘리고 주말, 공휴일에도 놀이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