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얻고 '멍에' 남긴…한국 쇼트트랙에 던져진 의미와 숙제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18.02.2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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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전 종목 결승 진출…남자 대표팀 '노메달→메달 4개'·여자 계주 '무패 신화'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위)과 여자 대표팀. /강릉(강원)=김창현 기자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위)과 여자 대표팀. /강릉(강원)=김창현 기자


한국의 효자종목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사냥을 마쳤다. 기대했던 만큼의 금빛 잔치는 없었다. 하지만 금·은·동을 골고루 획득하며 메달밭의 명예를 지켰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22일 오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m와 5000m 계주, 여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추가하며 최종 금메달 3개·은메달 1개·동메달 2개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비록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지만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최초로 8개 전 종목 결승이라는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 '노메달'의 부진을 이번 평창에서 극복했다. 5000m 계주를 제외한 나머지 세 종목에서 금1·은1·동2 총 4개의 메달을 따냈다. 1500m에서 임효준이 금메달을 획득했고 1000m에서 서이라가 동메달을 추가했다.



특히 취약 종목인 500m에서 선전했다. 세계랭킹 1위 우다징(중국)에 막혀 금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황대헌과 임효준이 은메달·동메달을 따냈다. 예선에서도 같은 조에 출전한 두 선수는 각각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노리는 '영리한' 작전을 쓰며 엉키지 않고 깔끔하게 결승에 진출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3000m 계주에선 '무패 신화'가 이어졌다. 1위로 통과했지만 실격 판정에 메달을 놓친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제외하면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여자 대표팀은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계주 예선에서 넘어지고도 올림픽 기록을 세워 1위로 통과한 경기는 여자 대표팀의 단합이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이유빈이 넘어지면서도 순발력을 발휘해 달려온 최민정과 터치를 하는 모습은 팀플레이가 체화돼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남녀 대표팀 모두 넘어져서 탈락하는 불운이 계속됐다. 황대헌은 각각 세계랭킹 1위와 2위에 올라있는 주 종목 남자 1500m와 1000m경기에서 잇달아 넘어지며 실격됐다.

심석희는 랭킹 2위인 주 종목 1500m 예선에서 넘어져 탈락했다. 여자 1000m 세계 랭킹 각각 1위와 3위인 최민정과 심석희는 결승에서 서로 부딪히며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임효준이 넘어지면서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쇼트트랙 최강국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숙제도 남았다. 한국은 1000m·1500m 등 중·장거리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매섭게 치고 올라온 다른 나라 선수들과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각국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 하면서 경기 초반 여유 있게 달리다가 막판 스퍼트를 내는 한국 특유의 전략이 한계를 보였다. 정교한 스케이트 기술 외에도 빠른 스타트 기술·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체력 등이 한국의 보완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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