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방카·北김영철, 기회는 폐회식 단 한번…악수냐 외면이냐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02.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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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방카 23~26일, 김영철 25~27일 머문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2018.1.1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2018.1.17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이 국내서 한 자리에 있는 기회는 언제일까. 오는 25일 예정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이다.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방카 고문 등 미국 대표단은 다음날 방한해 3박4일 간의 일정을 소화한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을 가지며 정상급 의전을 받을 예정이다. 25일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고 26일 출국한다. 그사이 김정숙 여사나 청와대 참모진과 면담도 거론된다.



김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은 오는 25일부터 2박3일 방남한다. 귀환 예정일은 27일. 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 서훈 국정원장 등 우리측 인사들과 수차례 회담을 할 게 유력하다.

한-미, 그리고 남-북 간 접촉은 활발하겠지만 북-미 사이의 정식 접촉 가능성은 낮은 일정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방한 기간 동안 이방카 고문은 북한 대표단과 만날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북미접촉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앞서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 헤드테이블에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마주보게 자리를 배치, 자연스럽게 북미접촉을 유도했다. 청와대가 북-미 대표단 만남을 중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이방카-김영철 회동 여부에 "공식적인 만남은 없다. 만나는 게 어색한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폐회식에는 개회식 때와 달리 리셉션 행사도 없다. 북미 양측을 한 상에 앉힐 계기조차 만들기 쉽지않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사진=뉴시스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사진=뉴시스
결국 단 한 번의 북미 접촉 가능성은 25일 올림픽 폐회식에 있다. 각국 관계자들이 자리하는 VIP석에는 미국 대표단과 북한 대표단이 함께 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폐회식에는 당연히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짧은 순간 양측이 보일 태도는 상징적일 수밖에 없다. 이방카 고문과 김 부위원장이 '악수'를 할지, 혹은 웃으며 짧은 대화를 나눌지, 혹은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눈도 마주치지 않을지 지켜볼 일이다. 개회식 당시에 펜스 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같은 VIP석에 있었으면서도 짧은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었다.


상황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서 대북강경 메시지를 전하면서 '외교결례'에 가까운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그런 자국 여론을 무마시키려 한다면 이방카 고문이 의외로 북한에 손을 먼저 내밀 수 있다. 이방카 고문 출국 전 깜짝 북미 접촉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도 없다.

미국의 최근 메시지는 어지럽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길 귀 기울이고 있다"고 하면서도 "(대화가) 실패하면 전쟁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강경파'인 점도 변수다. 그는 천안함 참사 등 각종 도발의 주역으로 지목돼 온 인사다. 미국과 한국의 제재를 받는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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