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뀐 한국감정원-감정평가사協, 숙제는?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8.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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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규 신임 감정원장 '조직 사기 회복'vs 김순구 신임 협회장 '수수료 하한선 방어'

수장 바뀐 한국감정원-감정평가사協, 숙제는?


한국감정원과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수장이 나란히 교체됐다. 감정평가 수수료 체계 변경에 평가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양대 기관장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지난 22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 대강당에서 제29대 정기총회 및 제16대 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총 3명의 후보 중 김순구 평가사(대화감정평가법인 본사)가 51.5%로 과반수 이상을 득표,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김순구 신임 회장은 감정평가 수수료 하한선 폐지 저지와 함께 기본 수수료 인상(20만원→30만원), 경매 수수료 상한액 상향 조정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다른 후보들도 일제히 감정평가 수수료 하한선 폐지를 공약으로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감정평가 수수료 체계 선진화 연구' 용역을 발주한데 이어, 지난해 말 수수료 체계 개선을 위한 TF를 꾸린 바 있다. 단편적인 수수료 체계를 개선해 공정 경쟁을 촉진시킨다는 취지지만, 감정평가사들은 수수료 하한선이 낮아져 저가수주에 평가의 질만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공시지가 감정평가 업무 상당 부분이 한국감정원의 전담 사업으로 전환된 이래 감정평가사 1인당 수익은 하향세다. 김 신임 회장으로선 업계의 바람을 담아 수수료 하한선 유지를 관철시키면서도 감정평가 생태계를 정상화하는 숙제가 주어진 상태다.

한국감정원도 지난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학규 전 감정원 상무이사를 감정원장에 내정했다. 지난 1969년 감정원 출범 이후 내부 출신이 원장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내정자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 오는 26일 공식 취임한다.

신임 김 원장은 명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감정원에 입사해 상무이사를 역임, 2016년 퇴임 후부터 서브감정평가법인 대표를 맡아왔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2월 말 서종대 전 원장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해임된 후 변성렬 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서 전 원장 시절 한국감정원은 민간 감정평가에 대한 '타당성 기초 조사' 업무를 맡아 몸집을 키웠다. 사실상 감독 권한에 준한다. 하지만 기관장이 불명예 퇴진한데다 무려 1년간 직무대행체제가 이어져 조직의 사기가 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한 감정평가사는 "협회와 한국감정원이 그간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두 기관 모두 수장이 나란히 바뀐 만큼 감정평가 시장의 생태계를 정상화하는데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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