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 훈장 받은 英스타셰프의 굴욕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8.02.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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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올리버, 경영난으로 레스토랑 12곳 문 닫기로

제이미 올리버 셰프가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했다. /AFPBBNews=뉴스1제이미 올리버 셰프가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했다. /AFPBBNews=뉴스1


고든 램지와 함께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인 제이미 올리버(43). 2003년 요리로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은 그가 경영난 때문에 레스토랑 12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셰프로서의 유명세와 레스토랑 영업은 별개임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제이미 올리버는 자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제이미스 이탈리안'(Jamie's Italian) 지점 37곳 중 12곳과 고급 스테이크전문점 '바베코아' 1곳을 폐점한다.



2008년 개점한 제이미스 이탈리안은 그의 주력 브랜드이다. 그러나 2016년 기준 영업손실 990만파운드(약 149억2000만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영난으로 부채가 715만파운드(108억원)에 달했다. 그는 300만파운드(45억2000만원) 사비를 들여 재무개선 노력을 했지만 채권단 95%의 찬성의견에 따라 구조조정을 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올리버가 자신의 본질을 잊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그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요리 기술을 구사하는 셰프와는 거리가 멀다.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요리법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1999년 TV 프로그램 '네이키드 셰프'(Naked Chef)에 출연해 간단하고 꾸밈없는 요리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도 '제이미스 스쿨 디너' 등을 통해 학교 급식 실태를 고발하며 정부의 대책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제이미스 이탈리안은 그의 요리 신념과 별 연관성이 없고 미슐랭 스타를 받지도 못했다. 고객을 끌만한 유인이 없었다.

반면 그의 또 다른 레스토랑인 '피프틴'은 2016년 런던 지점 매출만 260만파운드(약 39억2000만원)이다. 청소년 직업재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약·알코올 중독 청소년 15명을 훈련시켜 셰프로 데뷔시키며 많은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파올로 아베르사 런던 카스경영대학원 부교수는 "사람들은 올리버 셰프가 건강한 식습관과 사회봉사를 추구했던 만큼 그의 주력 사업도 이런 본질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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