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대책TF 위원장과 함께 간담회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엥글 사장은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의 표심이 달린 이들 정치인들 앞에서, 또 국내 기자들 앞에서 "한국에 남는 것을 선호하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엥글 사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했다.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의 첫번째 질문은 '한국 정부는 GM이 먼저 자구안을 내야한다고 하는데, 본사 자구안이 있다면 설명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밝은 얼굴로 "한국 시장에 머물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significant investments) 및 구조조정 활동이 포함된 '회생 계획(turnaround plan·흑자전환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느냐, 떠나느냐의 두가지 선택사항 중 남는 것을 더 선호하지만 이에 수반돼야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대규모 투자 △(한국GM)의 구조조정 및 흑자 전환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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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산은 등 금융 당국에 기대하는 구체적인 지원안'을 묻는 질문에는 "회생 계획을 위해 GM은 스스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한국GM 노조와 한국 정부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협상 관련해 나중에 더 적당한 시기에 이야기하겠다. 세부 사항은 비밀"이라고 말하면서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한국 정부로부터 만족할만한 지원을 얻지 못한다면 완전 철수인가'는 질문을 받고도 '경영환경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한국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선호사항"이라며 "그러려면 많은 일들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상으로 인해 매우 고무돼 있으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엥글 사장은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오늘 정부 관계자 등 누구를 만날 것인가"와 "일자리를 무기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인가"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절 답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엥글 사장은 앞서 작년말 방한해 산업은행, 정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났고, 1월 초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지난 7일 입국해 한국GM 노조와 유정복 인천시장을 차례로 면담했다. 이번 방한에는 20일 국회에 이어 부평 공장을 찾았다. 김동연 부총리 등의 발언에 따르면, 이번 방한에서는 정부 관계자들은 따로 만나지 않을 예정이다.
엥글 사장은 지난해 10월 GMI 사장으로 취임, 미국 및 중국 사업을 제외한 모든 해외사업장을 총괄하고 있다. GM은 지난해 총 판매(259만3879대)중 북미(95만6904대)와 중국(129만2650대)이 86.7%를 차지하며 나머지 사업장은 구조조정 대상이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GM 관련 구조조정 업무를 집중적으로 총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