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역대 최대 ICO 성공…규모 2조원 웃돌 전망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2.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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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판매 9천억 조달…내달 일반 대상 공개판매…"플랫폼 블록체인 만들겠다"

텔레그램 메신저 사용 모습. /AFPBBNews=뉴스1텔레그램 메신저 사용 모습. /AFPBBNews=뉴스1


세계적인 모바일 메신저 운영사 텔레그램이 가상통화공개(ICO)를 통해 8억5000만달러(약 9083억원)를 유치했다고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CO란 기업이나 단체가 가상통화를 개발해 투자자에 판매하는 작업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주요 목적이다. 기업이 상장을 위해 진행하는 IPO(기업공개)와 비슷한 개념이다.



텔레그램은 'TON'(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이라는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이 플랫폼 내에서 이용되는 '그램' 토큰(일종의 디지털 증권) 판매를 위한 ICO를 진행했다.

그램은 개당 0.1달러 가치로 발행되며, 전체의 44%가 벤처투자자 등 일부 큰손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전판매와 일반인을 상대로 한 공개판매 방식으로 판매된다. 사전판매는 이번에 진행됐으며, 공개판매는 다음 달로 예정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텔레그램의 ICO 규모가 애초 목표로 한 12억달러를 초과해 최대 20억달러(약 2조1362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ICO 역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해 9월 ICO를 진행한 파일코인은 2억5700만달러를 끌어모으는데 그쳤다.

그램 ICO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텔레그램의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텔레그램은 기존 1세대와 2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단점을 보완한 완전히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히 안정적이고 빠른 거래를 위해 3세대 가상통화로 불리는 이오스가 도입한 병렬 블록체인 처리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비트코인이 가진 결제 등 화폐 기능은 물론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파일코인과 같은 분산 파일 저장, 암호화 네트워크 토르466과 같은 전용 네트워크 등의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텔레그램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공동창업자 니콜라이 두로프 명의의 기술백서에서 TON에 대해 "빠르고, 안전하며 확장이 가능한 블록체인이자 네트워크"라며 "초당 수백만 건의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TON 개발이 완료되면 2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 텔레그램도 새롭게 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결제와 송금 시스템을 탑재하게 된다. 지금도 텐센트의 위챗처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신저는 많지만 모두 중앙화된 서비스로 블록체인과는 개념이 다르다.

또한, 텔레그램 메신저가 분산화되면 특정 정부나 세력이 메신저 서비스를 임의로 차단할 가능성도 사라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이란 정부가 텔레그램을 차단한 바 있다.

니콜라이 두로프는 "TON 플랫폼을 통해 가상통화 결제 및 스마트 컨트랙트 거래가 일어나고, 텔레그램 메신저와 연결되면서 수억명의 사용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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