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의 '보복 관세', 자국 제조업에 부메랑 될 것"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8.02.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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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의존도 높은 美, 원재료 가격 인상→제품 가격 인상에 수요 둔화 우려

 이번 주 초 상원 인준을 받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2017년 3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 상무부 청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처의 정책변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로스 장관은 이날 중국 등 교역상대국들과 기존 무역의 룰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주 초 상원 인준을 받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2017년 3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 상무부 청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처의 정책변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로스 장관은 이날 중국 등 교역상대국들과 기존 무역의 룰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이른바 '보복 관세'가 되레 자국 제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도 높은 상황에서 수입품 가격까지 오르면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란 결과밖에 가져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상무부의 보복 관세 지침이 나온 다음날인 17일(현지시간) "수입 금속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제조업이 높은 세금과 (수입) 한도량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높게 설정돼있는 가운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높아진다면 이를 원재료로 하는 물품의 가격도 올라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미 제조업계는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최근 들어 겨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는데 보복 관세가 실현됨으로써 다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제프리스의 세스 로젠펠드 애널리스트는 "(제품의) 공급가격이 오르면 시장은 또다시 약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알루미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해외에서 수입한 알루미늄은 480만메트릭톤에 달한 데 반해 미국에서 생산된 알루미늄은 74만1000톤에 그쳤다. 이마저도 전년도인 2016년보다 9.5% 감소한 것이다.

미국에서 알루미늄 생산이 줄어든 이유는 비싼 전기료 때문이다. 이를 피해 알루미늄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0년 이후 미국 내 약 15개의 알루미늄 공장이 문을 닫았고 이들 중 단 2곳만 재개됐다.

중국 국영 리서치업체 CRU의 이오인 딘스모어 알루미늄 분석 책임자는 "미국은 이미 수년 전 훌륭한 알루미늄 생산자에서 물러났다"고 진단했다. 그 사이 미국의 알루미늄 수요는 수입산이 충당했다.


미국 내 공장 재개도 요원하다. 미국의 공장 전기료가 2013년 이후 지금까지 20% 넘게 낮아지긴 했지만 설비가 노후화된 탓에 효율적인 공장 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주(州) 알루미늄 업계 애널리스트인 로이드 오카롤은 "(알루미늄 생산을)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없다"며 "(미국 내) 전기요금 때문에 대부분의 알루미늄 생산업체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 상무부의 관세 지침은 관련 업계에서도 썩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알코아 측은 "상무부의 방안이 자사 공장이 위치한 캐나다로부터 들여오는 알루미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균형 무역에 대한) 해결책은 중국의 과잉생산이란 핵심 이슈에 맞춰져야지 개별 국가에 패널티를 주는 형식으로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센츄리알루미늄의 마이클 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알루미늄 수입가 급등을 막아 미국 산업이 망가지는 걸 피할 수 있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걸 현 정부가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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