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GM, 한국 떠나도 놀랄 일 아냐"…외신들도 한국 탓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8.02.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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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 전격 폐쇄]⑩고비용·저생산 문제 거론…"철수 가능성 높아"

메리 바라 GM CEO(최고경영자)/AFPBBNews=뉴스1메리 바라 GM CEO(최고경영자)/AFPBBNews=뉴스1


"분명히, 한국은 우리에게 골칫거리(challenge)다."

메리 바라 GM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6일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연 콘퍼런스콜에서 한 말이다. 그는 "우리는 한국에서 강력한 존재감이 있고 시장 점유율을 늘렸으며 쉐보레 브랜드는 성공했다"면서도 "지금의 비용구조가 문제가 된 만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바라 CEO의 발언을 한국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GM이 13일 오는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철수 가능성이 더 구체화했다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대개 이번 결정을 한국 탓으로 돌린 GM의 주장을 대변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GM이 한국에서 철수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GM이 이미 인도, 러시아, 서유럽, 동남아 지역에서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철수한 만큼 한국의 수출 허브 위상이 위태로워졌다"고 분석했다. 수출 허브가 아닐 바엔 굳이 한국 사업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신문은 "GM이 군산 공장 폐쇄 결정과 함께 손실을 막는 추가 비용 절감을 위해 노조를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이 노동 비용이 높은 반면 생산성은 낮다는 게 GM의 불만"이라고 전했다. GM은 군산공장의 가동률이 지난해 20%에 불과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GM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 사업을 축소하며 주력인 미국과 중국시장에 집중하는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GM이 결국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신문에 "한국 정부가 재정지원을 결정해도 GM이 한국의 다른 공장도 마저 폐쇄할 가능성이 크다"며 "GM 브랜드가 한국에서 강하지 않고 새 모델도 거의 없는 데다 호전될 판매망도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도 "한국이 GM의 다음 철수 지역이 될 수 있다"며 "한동안 소문으로 돌던 GM의 한국 철수 가능성이 마침내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봤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바라 CEO가 기대만큼의 성과 없이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미국과 중국시장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바라 CEO가 최근 한국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건 놀랄 일이 아니다"며 "강성노조 때문에 GM이 한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이윤이 많이 남는 트럭이 아니라 소형차와 크로스오버 차량"이라고 덧붙였다.

모틀리풀은 이어 "남북 간 긴장 관계도 GM의 걱정거리일 수 있다"며 "바라 CEO가 아직 결정이 난 게 없다고 강조했지만 한국 사업과 관련해 뭔가 큰 일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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