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약화된 IT 업체 중심의 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8.02.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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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번테크 박창기 대표가 주도적 역할…IT·금융사 중심 33개 회원사

존재감 약화된 IT 업체 중심의 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이하 '협회')는 지난해 8월 4일 블록체인 산업 발전의 제반 여건 마련과 관련 산업 구성원의 상호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된 김형주 전 국회의원은 17대 국회의원(통합민주당)과 2011년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협회의 회원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IT 업체와 금융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전력(KEPCO) 등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의 블록체인 관련 부서까지 협회에 참가해 힘을 싣고 있다.



12일 협회가 밝힌 회원사는 △거번테크 △에임하이스타디움 △HCash Foundation △써트온 △글로스퍼 △YU인베스트 △블루팬넷 △알투브이비트레스 △앱실론마이닝 △한국대성자산운용 △뉴스큐 △인큐테크 △비트레스 △인피니소프트 △위드펀드 △케이알파트너스 △크리스앤파트너스 △챗링크 △브이스트로 △무한비트 △COCOV플랫폼홀딩스 △COCOV이노베이션 △비타소프트 △숨페이 △리눅스데이터시스템 △ICO크라우드 △자인에이엠씨핀테크 △야피안 △윌튼체인테크놀로지 △한국전력공사(KEPCO) △리드포인트시스템 △삼성전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33 곳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업 거번테크(대표 박창기)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증권정보 제공기업 팍스넷을 설립한 박 대표는 최근 협회와 거번테크가 주관한 '블록체인 3.0 컨퍼런스'를 주최하기도했다. 또한 박 대표가 설립한 또 다른 블록체인 기업 블록체인OS도 협회의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연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주요 거래사이트가 중심이 된 한국블롭체인협회(회장 진대제)와 달리 협회 회원사 가운데 거래사이트 운영 회원사는 야피안(유빗 해킹사건 후 운영 중단 상태), 글로스퍼, 써트온 등 3곳에 불과하다. 빗썸, 업비트 등 주요 거래사이트에 비해 규모도 작아 거래사이트 회원사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협회가 업계의 '큰손'인 거래사이트가 아닌 블록체인 관련 기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산업 전반을 대표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대다수 회원사가 중소·벤처기업으로 이뤄져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런 한계로 작년 말 선도적으로 창립됐지만 현재는 지난달 거대 거래사이트가 중심이 돼 발족한 한국블록체인협회에 비해 존재감이 약화됐다.

또한 정부와 시민들의 관심이 거래사이트에 쏠리면서 블록체인에 방점을 찍은 협회의 목소리도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9일 금융위원회가 퍼블릭 블록체인 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가상통화 공개(ICO) 전면 금지를 발표하자 협회는 이 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주도적으로 냈다. 하지만 이후 규제 논의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규제로 옮겨가면서 주목도가 떨어졌다.


협회는 규제 이슈 대응보다 블록체인 산업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명근 사무처장은 "현재 유관 부처 산하 기관들과 블록체인 관련 협업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당장은 규제 문제가 주목 받고 있지만, 협회는 향후 블록체인 교육과정 구성과 정부·기업 간의 협력, 실증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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