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때마다 터지는 자원봉사자 열악한 현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18.02.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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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 3일 '모의개회식' 전 보이콧 주장하다 철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 개촌일인 1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 국기게양대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 개촌일인 1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 국기게양대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차량 문제, 숙소 온수 제한 공급, 허술한 식사 문제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자원봉사자 대표 3명은 이날 모의 개회식을 3시간 앞둔 오후 4시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조직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책임자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조직위의 사과와 셔틀버스 운용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모의 개회식을 '보이콧'(Boycott·거부)하겠다고 했다. 개·폐회식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 193명 중 100여 명이 '보이콧'에 뜻을 모았다.



자원봉사자들이 제기한 문제는 차량 운용 부분이었다. 모의 개회식 행사에 투입 예정이던 자원봉사자 일부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 속에서 1시간 정도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이전부터 비슷한 일을 비일비재하게 겪은 자원봉사자들이 참다못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조직위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원봉사자들도 대회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막자고 뜻을 모아 보이콧을 잠정 보류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문제는 줄곧 나온 문제였다. 강원도의 매서운 추위와 숙소 온수 제한공급, 세탁시설 부족, 허술한 식사, 차량 부족 문제, 유급인력과 마찰 등 각종 불만이 자원봉사 현장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에 조직위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두 차례에 걸쳐 차량 문제, 숙소의 온수 지급 문제, 허술한 식사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조직위는 "평창 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자원봉사자의 참여와 활동이 필수적이며, 자원봉사자 한분 한분의 손길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앞서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자원봉사자 처우가 논란이 됐다. 유통기한을 넘긴 도시락이 지급되거나 식중독 원인 가운데 하나인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비난을 샀다.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는 '개밥'이라는 푸념이 나올 만큼 식단이 허술할 때도 잦았다. 열악한 업무 환경 탓에 통역전문자원봉사자 509명 중 20% 수준인 100여 명이 대회 도중 이탈하는 일도 발생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조직위가 좀 더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원봉사자들은 몇 차례에 걸친 처우 개선 약속보다는 실제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또 다시 단체행동을 선언하겠다는 의지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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