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 추이/자료=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장 중 2.73%까지 올랐다.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또 만기가 같은 독일 국채 금리는 7bp(1bp=0.01%포인트) 오른 0.69%를 기록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독일 국채 5년물은 2015년 11월 후 처음으로 0%를 넘어섰다. 5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 역시 1년 고점인 1.45%로 뛰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투매 압력이 컸다는 뜻이다.
채권 금리 상승이 증시에 악재인 이유는 우선 기업의 차입비용을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저렴한 이자로 지탱했던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면 증시에도 그만큼 부담이다. 이날도 채권 금리가 오를 때 취약한 부동산과 유틸리티 업종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안전자산인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의 투자 매력이 줄어든다.
구체적으로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금융위기 후 시작한 통화부양책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BOJ)이 올해 하반기 초 부양책을 거둬들일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금리 급등발(發) 증시 조정 우려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시장이 과도한 반응을 보일 경우 급격한 조정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주식 투자전략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증시에 조정이 올 가능성이 꽤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여전히 증시 강세를 전망할만한 좋은 이유들이 있지만 증시 강세엔 낙관론 확산이 동반됐기 때문에 그만큼 증시가 실망에도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이는 증시가 지속적인 약세장에 진입할 위험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급격한 조정을 겪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여러 요소들은 시장이 너무 빨리, 큰 폭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글로벌 증시는 1987년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하락하긴 했으나, FTSE 전세계지수는 1월 들어 6.5% 상승했다. 이는 1987년 이후 1월 상승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