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달러짜리 수업도 척척…中 타이거 맘들 코딩 교육 열풍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8.01.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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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과 로봇 제작 수업을 받고 있는 중국 학생/사진=블룸버그.코딩과 로봇 제작 수업을 받고 있는 중국 학생/사진=블룸버그.


중국 부모들 사이에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AI(인공지능) 시대에 자녀가 취업 등에서 좀더 유리한 입지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중국 푸젠셍의 12살짜리 초등학생 첸 쿤지에(Chen Kunjie) 군은 4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7살부터는 태권도 수업, 10살부터는 수학 올림피아드를 위한 과외를 받고 있다. 11살이던 지난해부터는 한 가지 더 추가됐다. 바로 ‘컴퓨팅 코딩’이다.



첸 군의 부모는 “아들은 코딩 수업을 통해 놀이와 배움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아들이 커서 텐센트의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중국의 대표적인 IT 대기업이다.

이런 열풍은 중국 ‘타이거 맘(Tiger mom)’들이 주도하고 있다. 타이거 맘이란 자녀를 혹독하게 교육하는 학부모를 뜻한다. 특히 이들은 1980년대 1가구 1자녀 정책에 따라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한 몸에 받고 자란 소황제(가정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는 외동아이) 세대로 자녀 교육열이 한층 뜨겁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녀를 위해 연 3천 달러(318만원)짜리 코딩 수업을 등록하는가 하면 350달러(37만원)인 레고 로봇세트를 척척 사주고, 미국 로봇 경진대회 참가를 위해 7300달러(775만원)도 아낌없이 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산업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STEM 교육을 속성으로 배우려는 학생들이 1000만명에 달한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JMD 에듀케이션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코딩과 로봇을 배우려는 학생 수가 50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가 되면 중국 STEM 교육 시장 규모는 150억 달러(15조9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레고 그룹, 소니 등은 이미 중국 STEM 교육 분야 공략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부모들이 코딩과 과학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유료 온라인 강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다이안마오 테크놀로지(Dianmao Technology) 최고경영자(CEO)인 리 티안치는 “중국에서의 코딩 교육 수요는 영어 교육 수요와 맞먹을 것”이라며 “영어를 마스터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 요구되는 기본적인 기술이지만 코딩은 AI 시대의 기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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