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정은 월풀에만 도움" 외신도 '비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8.01.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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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관세조치로 보복관세 우려" 파이낸셜타임즈 "일부 기업 벌주기 위한 무모한 결정"

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태양관전지판과 한국산 세탁기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태양관전지판과 한국산 세탁기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정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것을 두고 일부 외신에서조차도 비난이 일고 있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일부 기업 외 대다수 미국인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설명이다.



뉴욕타임즈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돌려주지 않을 것(Mr. Trump’s Tariffs Will Not Bring Back Manufacturing Jobs)'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포문을 열었다.

뉴욕타임즈는 "월풀은 이번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오하이오주에 있는 월풀 공장에서 2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 본다"면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고 제품이 양산되면 월풀이 누리던 이점은 곧 사라지고 더 거센 경쟁만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세조치는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이번 관세조치로 위기에 직면한 타국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즈의 기사는 헨리 맥마스터(Henry McMaster)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줄곧 견지해온 주장과도 일치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공장이 들어서는 곳이다.

맥마스터 주지사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1000명의 현지 고용계획을 갖고 있고 이미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과 클렘슨(Clemson) 대학과도 파트너십 연구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호소하며 삼성전자의 불가피한 투자위축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을 우려해왔다.


파이낸셜타임즈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략 실수(Tactical mis-step from Donald Trump on trade)'라는 기사를 통해 앞선 버락 오바마나 조지 부시 대통령도 중국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적용한 바 있지만 두 경우 모두 특정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단기적인 정치 목표에만 기여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의 결정은 좀더 무모하다"며 "이 조치는 개별 무역 파트너를 벌주기 위한 조치로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결정이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란 강력한 경고도 나왔다.

포브스는 지난 22일 '월풀을 삼성과 LG로부터 막아내기 위한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 소비자에 또 다른 장애를 가져올 것(Consumers Likely Losers As Trump Tariff Takes Another Stab at Helping Whirlpool Fend Off Samsung, LG)'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트럼프 조치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임을 지적했다.

포브스는 기사 말미에 "이번 결정은 수입품 가격이 오르는 것만 입증할 것"이라며 "관세 조치는 월풀에만 이롭게 작용할 것이고 일정 고용효과도 가져오겠지만 대다수 미국인에게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세탁기 공장을 짓는 미국인들(기업)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세탁기를 사는 미국인들(소비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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