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식 글로벌 M&A 시동…신한금융, 베트남 소액대출 진출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8.01.23 17:15
글자크기

지난해 호주뉴질랜드은행 베트남 리테일부문 이어 PVFC 인수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이 베트남 은행에 이어 소액대출 업체를 연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M&A(인수합병)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올해 공격적인 M&A로 리딩뱅크 탈환에 나서겠다는 조용병 회장의 의지가 현실화된 것이다.

신한금융은 23일 신한카드를 통해 영국에 본사를 둔 푸르덴셜 금융그룹의 베트남 소비자금융회사인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Prudential Vietnam Finance Company Limited·이하 PVFC) 지분 100%를 161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M&A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신한금융의 중장기 전략인 '2020 스마트(SMART)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의 호주뉴질랜드은행(ANZ BANK) 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에 이은 2번째 성과다. 또 지난해 7월 출범한 그룹 차원의 글로벌 매트릭스 사업부문이 이뤄낸 첫 성공 사례로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첫 대형 해외 M&A다. 이번 인수 규모는 지난해 호주뉴질랜드은행보다 크다.

조용병식 글로벌 M&A 시동…신한금융, 베트남 소액대출 진출
신한금융은 2002년 제주은행과 굿모닝증권을 시작으로 조흥은행, LG카드 등을 인수해 업계 정상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LG카드 인수 이후 성장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며 지난해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그룹에 내줬다. KB금융은 LIG손보, 현대증권 등 빅딜에 성공하면서 자산규모를 키웠다.



판도가 변하자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신한의 '영토 확장'을 선포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며 적극적인 M&A를 예고했다.

이번에 인수한 PVFC는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신한카드는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영위한 신용카드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게 됐다. PVFC의 2016년 순이익은 100억원 이상으로 베트남 업계 4위다. 특히 PVFC는 베트남 현지에 12개 점포를 가지고 소액대출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는데 신한금융은 이번 인수 이후 직장인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소액대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소액대출 시장은 지난 3년간 63%의 가파른 자산 성장률을 기록했고 베트남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밝다.

호주뉴질랜드은행 인수 이후 베트남내 외국계 은행 1위로 자리를 굳힌 신한베트남은행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등과 시너지로 고객 기반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PVFC와 신한베트남은행은 중복 고객이 거의 없어 그룹 차원에서 더욱 다양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PVFC도 신한금융에 단기간내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신한베트남은행과 협업을 통해 조달 조건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베트남에서 보험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2015년 개소한 하노이 사무소를 통해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들이 과거엔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의 지원을 위해 해외로 나갔지만 신한금융은 2007년부터 현지화 작업을 통해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