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학생들이 성신여대 캠퍼스를 걷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김호성 성신여자대학교 총장이 대학 개혁방안으로 남녀공학으로의 검토를 공론화한다고 밝힌 가운데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반발 여론이 만만찮다.
이날 성신여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 김 총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여대는 전망이 좋지 않아 앞으로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그 이유로 여대는 수험생 절반(여성)만 대상으로 뽑아 수험생 모집 상황에서 불리하고, 여학생들이 취업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결국 대학 자체의 취업률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학생들은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생들은 학내에서 먼저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김 총장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데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성신여대 수정캠퍼스 전경(성신여대 제공). /사진=뉴스1
인문과학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조모씨(20)는 "총장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년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더니, 학생들이 피드백을 요청하자 이에 대해 별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언론을 통해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의사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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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대다수 학생들은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2학년 유모씨(20)와 박모씨(20)는 "상대적으로 여대학생끼리는 학점이나 스펙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돼 스스로 성장하는 측면이 있어 여대를 다니는 게 좋은데 갑자기 남녀공학으로 전환이라니 반대한다"고 말했다.
22일 성신여대 중앙도서관 전경. /사진=이재은 기자
성신여대의 건학이념은 민족정신을 기반으로 정성되고 믿음직한 여성 지도자를 양성해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자는 것이다. 학교 교육 이념은 슬기롭고 유능하며 완전한 인격을 갖춘 전문여성을 기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으며, 계속 공론화할 예정이지만 만일 학생들의 반발이 지속적으로 크고 학생들의 반대 근거 중 학교 측에서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라면 아예 공론화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조율을 충분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