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LG그룹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한달 사이 세계 1위 차량용 반도체기업 'NXP', 독일의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 업체 '헬라 아글라이아', 초정밀지도 제작업체 '히어', 로봇제작 벤처기업 '로보티즈' 등 4개 기업과 공동개발 협력관계를 체결했다.
시장에선 조성진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말 조성진 부회장이 LG전자의 운전대를 잡으면서 전략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시장 여건 측면에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부 역량만으로는 연 5~10%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점도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일정 수준의 기술을 갖춘 기업과 손잡고 시너지를 키우는 게 시장 트렌드가 됐다.
전장사업 시장에서 LG전자의 오스트리아 자동차 전장부품업체 ZKW 인수설이 1년째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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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회장은 우수한 기술력 보유한 외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융복합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감추지 않고 있다. LG전자가 60년 동안 가전사업에서 쌓아온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전문기업과 손잡고 단숨에 사업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아마존과 구글의 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자사 제품에 탑재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자사 스피커에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경쟁업체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두기업의 기술 역량을 과감히 수용한 셈이다.
시장에선 구본무 회장의 장남 구광모 상무가 지난해 말 인사에서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신성장사업 중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 사업부를 맡은 데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LG 내부를 잘 아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 상무가 신성장사업 분야 중 하나를 책임진 것은 경영수업 이상의 의미"라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성과주의와 혁신의 측면에서 어떤 새로운 시도가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