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은행원, 코즈마케팅으로 고객 사로잡은 비결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8.01.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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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서호민 개인고객부 차장·박효진 개인고객부 대리

서호민 개인고객부 차장(왼쪽)과 박효진 개인고객부 대리(오른쪽) /사진=최동수 기자서호민 개인고객부 차장(왼쪽)과 박효진 개인고객부 대리(오른쪽) /사진=최동수 기자


'신한아이행복바우처'는 지난해 신한은행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리테일상품이다. 출시 1년 만에 발급 12만건을 돌파했다. 전년대비 2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5세 이하의 영유아를 양육하는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었다. 서호민 개인고객부 차장(41)과 박효진 개인고객부 대리(32)는 아이행복바우처 상품개발부터 마케팅을 담당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주역들이다.

서 차장은 아이행복바우처에 상품판매와 기부를 연결하는 '코즈 마케팅'을 은행권 최초로 선보여 부모들을 사로잡았다. 신한은행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모든 아이가 행복한 세상, 신한 아이행복 바우처' 사업협약을 맺고 상품에 가입할 때마다 재단에 아동학대 예방기금으로 1000원을 적립하는 마케팅을 기획했다.



서 차장이 코즈 마케팅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건 은행 내 소문난 '딸바보'였기 때문이다. 상품 기획단계인 2016년 아동학대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았는데 뉴스를 접하다가 상품 아이디어로 떠오른 것이다. 아동학대 사고가 이슈가 되면서 아이행복바우처의 사회적 가치가 부모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특히 서 차장은 아이행복바우처를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연계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서 선정하는 '원신한유공직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 차장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아동학대 예방을 도울 수 있는 상품이면 거부감이 적고 마케팅 효과도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꾸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도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 차장은 초록우산어린이 재단에 이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인 '딸바보가 그렸어' 웹툰을 마케팅으로 활용했다. 서 차장은 "당시 인터넷에서 작가의 작품을 접하고 무작정 연락했다"며 "김 작가가 작품이 이윤추구에 활용되는 걸 부담스러워 했지만 상품에 담긴 사회적 가치를 보고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아이행복바우처의 성공에 힘입어 오는 2월 청소년행복바우처를 내놓는다. 청소년 행복바우처는 부서의 막내이자 '조카바보'인 박 대리의 아이디어다. 박 대리는 청소년 용돈관리 앱 '포니'(PONEY)를 개발한 인물로 초등학생 조카에게 용돈을 주다가 10대 청소년 관련 상품에 관심을 두게 됐다. 아이행복바우처가 5세 이하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했다면 청소년행복바우처는 6세~19세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이나 신한 용돈관리 포니(PONEY) 적금 가입시 1만원을 적립해주고 적금 가입 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000원이 기부된다.

박 대리는 "아이행복바우처 마케팅과 상품개발을 맡으면서 청소년 행복바우처도 함께 선보이게 됐다"며 "학교, 놀이동산 등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학부모나 청소년들의 니즈가 있다는 걸 알아냈고 상품에 접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 한해 목표는 아이행복바우처 10만건을 추가로 발급하고 청소년 행복바우처 10만건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신한은행이 생애 초부터 평생거래하고 싶은 은행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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