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연내 80달러? 유가 낙관론 힘 받는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8.01.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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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3년 만에 최고 수준…수요 증가·주요국 감산 등 호재, 美셰일·지정학위기 변수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선물가격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자료=블룸버그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선물가격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자료=블룸버그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유가 강세론에 부쩍 힘이 실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8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0.97% 오른 배럴당 63.57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는 69.20달러로 0.55% 뛰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1년간 각각 22%, 25% 오르며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낙관론자들은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와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유가 상승세를 더 자극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최대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 산하 프라이빗웰스솔루션의 바이런 비엔 부회장은 "원유 수요가 공급보다 더 빨리 증가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개발도상국의 중산층 증가세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 증가에 따른 원유 재고 감소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비OPEC 산유국의 완만한 산유량 증가 등이 맞물려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비엔 부회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도달하는 게 올해 금융시장의 10대 깜짝뉴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씨티그룹도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씨티그룹은 특히 이란 이라크 리비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지의 지정학적 위기가 이미 빠듯해진 공급과 맞물리면 WTI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80달러 이상으로 뛸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경계론도 남아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원유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셰일업계의 맹공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미국 셰일업계가 산유량을 대폭 늘려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산유량은 올해 사상 최고 속도로 늘어 내년엔 하루 1100만배럴을 넘어설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IA의 전망이 활황인 원유시장에 불길한 전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르스텐 프리츠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가 상승세가 과잉반응에 지나지 않는다고 봤다. 유가가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여러 잠재적 위험 요인을 무시한 채 치솟고 있다는 지적이다.

OPEC 내부에서도 국제유가의 지나친 상승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맺은 감산 합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 석유부 산하 매체 샤나에 따르면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전날 "일부 OPEC 회원국이 미국 셰일업계의 기승을 우려해 특히 배럴당 60달러가 넘는 유가 상승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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