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수석대표)이 5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미국 무역대표부 회의실에서 마이클 비먼(Michael Beeman) 미국 USTR 대표보와 '한-미 FTA 제1차 개정협상'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제1차 한미 FTA 개정협상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미국은 바이클 비먼 USTR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협상을 시작해 약 9시간 가량 논의를 이어갔다.
반면 미국은 자동차 분야 무역적자 해소를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4억9000만 달러로,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인 16억8000만달러의 9.2배에 달한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계속 “미국 대한(大韓) 무역적자 대부분이 자동차 분야서 발생하고 있다”고 발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자동차·철강 등 원산지기준 강화, 일정 부분의 미국산 부품 의무사용 등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서 미국이 자동차의 역내부가가치 기준을 62.5%에서 85%로 올리는 안과 미국산 부품 50% 의무사용 등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가령 GM이나 포드 등에서 생산한 부품을 일정 정도 사용하지 않으면, 관세부과를 면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한미 FTA로 자동차 무역적자가 늘었다는 미국 주장은 타당성이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계분석본부장은 자동차, 철강 등은 한미 FTA가 아닌, 자체 경쟁력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역시 “자동차 무역 적자는 한미 FTA와는 무관하다”며 “미국이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다른 것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캐나다가 미국과 협상 시작 전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협의한 끝에 협상에 대응할 논리를 다각도로 준비해 놓은 것처럼, 우리도 자동차·농수산분야 등 국내 이해관계자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더 많이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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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조속한 시일 내 2차 개정협상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차기 개정협상에 대비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 관계부처와 함께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등 면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