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는 비트코인 파워… 비중 줄고, 범죄자도 외면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1.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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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총 비중 36%, 역대 최저… 돈세탁·해킹 등 범죄자도 ‘모네로’ 선호

약해지는 비트코인 파워… 비중 줄고, 범죄자도 외면


가상화폐(또는 암호화폐) 시장을 주름잡던 비트코인의 힘 약해졌다.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신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가 부상했다. 비트코인을 돈세탁 등에 악용하던 범죄자들도 모네로 등 다른 가상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 비트코인 시총 비중 36%…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 부상



가상화폐 시황 중계회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527억달러(약 269조6309억원)로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37.1%를 차지했다. 앞서 전날 비중이 36.1%까지 떨어지며 가상화폐 역사상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80%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비트코인 비중도 점차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300% 넘게 올랐지만, 다른 가상화폐는 더욱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 기준 가상화폐 시장 비중이 3%에 불과했던 리플은 최근 14%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리플 가격이 지난해 3만6000%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비트코인의 비중 축소에 대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서 한발 물러나 다른 가상화폐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범죄자도 비트코인 외면… 모네로·이더리움 등 선호


비트코인을 돈세탁이나 해킹 공격 등에 사용하던 범죄자들도 최근 다른 가상화폐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 정보를 보다 확실하게 숨겨주는 새로운 가상화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개인정보 보호 및 익명성 보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모네로’다.

실제로 최근 랜섬웨어(데이터를 인질로 몸값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공격에서 비트코인 대신 모네로 등 다른 가상화폐로 몸값 지급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해커가 19만개 워드프레스(오픈소스 웹사이트) 사이트를 공격해 모네로를 채굴하도록 만들었다. ‘안다리엘'(Andariel)이라는 이름의 북한 해커조직도 지난해 여름 한국의 한 회사 컴퓨터 서버를 해킹해 70모네로를 채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폴(유럽 형사경찰 기구)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범죄 세계에서 모네로와 이더리움, 지캐시(Zcash)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13달러 정도에 불과하던 모네로 가격은 이달 현재 380달러로 2800% 이상 뛰었다.

지난해 비트코인에 대거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벤처기업 투자자 피터 틸. /AFPBBNews=뉴스1지난해 비트코인에 대거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벤처기업 투자자 피터 틸. /AFPBBNews=뉴스1
◇ 비트코인, 엇갈리는 전망… 실리콘밸리 큰손은 대거 투자

비트코인 가격의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에 대해 '사기'라고 평가 절하했으며, 유명한 원자재 투자자인 데니스 가트먼도 "비트코인 가격이 5000달러(약 530만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가상화폐 거래기업 옥타곤 스트레티지의 이사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0만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큰손 투자자 피터 틸이 비트코인에 대거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틸이 운영하는 파운더스 펀드가 1500만~2000만달러(약 160억~213억원)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유명 IT 기업에 초기 투자해 큰 이익을 거둔 인물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마켓캡 집계 기준 한국시간으로 3일 낮 12시 33분 현재 전날보다 13% 이상 오른 1만54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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