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맞이가 '몸값 1조'…글로벌 우량아 4년새 10배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8.01.01 04:30
글자크기

[한국벤처창업상태보고서]②전 세계 유니콘 222개..미국 '압도적', 중국 '맹추격'

돌맞이가 '몸값 1조'…글로벌 우량아 4년새 10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면서 설립 1년 만에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유니콘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빠른 고기가 느린 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는 클라우스 슈바프의 정의를 증명이라도 하듯 단기 고성장하는 기업들의 출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1일 스타트업 분석기업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유니콘 기업은 2014년 1월 22곳에서 2017년 12월 222곳으로 약 4년 만에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약 10조원) 이상인 ‘데카콘’ 기업도 16개나 된다. 이중엔 올해 유니콘 클럽에 처음 입성한 스타트업도 있다. 중국기업인 뉴미디어 플랫폼 스타트업 ‘토우티아오’(Toutiao)로 기업가치가 110억달러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기업가치가 1000억달러(약 100조원) 이상인 ‘헥토콘’ 기업의 등장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유니콘 1위 미국 차량 공유서비스 기업 ‘우버’의 가치가 현재 680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중국의 위세가 등등하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빨리 구축한 중국은 실리콘밸리가 두려워할 정도로 미국의 뒤를 바짝 좇고 있다. 국가별 유니콘 기업을 살펴보면 미국이 112곳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59곳, 영국 13곳, 인도 11곳 순이다.

유니콘 상위 5위 기업을 보면 ‘우버’가 1위이나 2~4위는 중국 기업들이다. 2위는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 3위 중국 스마트폰·디바이스 제조업체 ‘샤오미’, 4위 온라인 공동구매 및 소셜 커머스업체 ‘메이투안디앤핑’이다. 5위는 미국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다.

디디추싱, 샤오미, 투찌아 등 중국의 유니콘들은 미국의 성공모델을 카피한 경우가 많지만 자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변형해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다.


미국과 중국이 이같이 경쟁하듯 유니콘·데카콘 기업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한국은 2014년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 유니콘은 현재 쿠팡과 옐로모바일 2곳뿐이다. 올해 상반기 CJ게임즈도 있었으나 넷마블게임즈 (55,900원 ▲400 +0.72%)로 상장하면서 유니콘 클럽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신산업분야에 대해 금지된 것을 빼고는 모두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도입해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혁신벤처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적용 시점이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경제가 급변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규제가 족쇄가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글로벌 유니콘의 비밀은 O2O(온·오프 연계)의 융합에 있다. 과거에는 기술개발이 관건이었으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이 관건”이라며 “새로운 기술개발보다 기존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에 따른 제도개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재 국내 유니콘은 규제가 적은 분야에 있다”며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IoB(생체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들이 각종 규제에 묶여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