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리 기후협정 체결 2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개최된 '원 플래닛 서밋'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인류가 패배하고 있다면서 보다 강도 높은 노력이 필요하며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혁을 앞세운 그는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얻으며 프랑스 정치권 한복판에 데뷔했다. 당선 직후 내각의 절반을 여성으로 기용하고, 당시 야당 공화당 소속이었던 에두아르 필리프를 총리로 지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재 등용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데뷔 당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무색하게 곧 지지율이 급락했다. 대선 결선에서 득표율 66%로 승리한 뒤 국정운영 지지율이 취임 첫 달 60%대에서 매달 10%포인트씩 떨어졌다. 취임 100일인 8월 21일을 지나 9월엔 30%대까지 추락했다. ‘프랑스에서 역대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란 불명예까지 얻었다.
그러나 급락했던 지지율은 최근 극적인 반등세를 타고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가 지난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크롱의 지지율은 10월 이후 10%포인트 반등해 현재 52%까지 회복됐다. 이 같은 반등은 야권에 마크롱의 ‘적수’가 없는 데다 노동개혁 등에 대한 지지가 이전에 비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동개혁과 감세 정책이 ‘부자들을 위한 것’이란 야당의 공격을 적극적인 대 언론 전략으로 응수한 점도 지지율 반등의 요인으로 꼽힌다. 마크롱은 10월 이례적으로 황금 시간대에 직접 TV에 출연해 “나는 부자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당시 그는 “노동개혁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해치는 게 아니라 모든 노동자를 돕는 친기업 정책”이라고 자신의 정책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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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무대에서도 나날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이 이전 정부보다 개입주의를 지양한 데 따른 ‘빈틈’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하자 국제사회의 기후 변화 대응을 주도하는 역할을 재빨리 차지한 게 대표적이다.
중동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알력 속에 사드 알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갑작스러운 사임을 발표하며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자 직접 사우디로 달려가 중재자 역할을 맡았다. 또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발표로 중동을 뒤집어 놓자 “트럼프의 선언이 국제법에 반한다”며 국제사회 대변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