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글로벌이슈 5선]①증시-상승폭 줄어도 올해도 오른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8.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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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함께 행진한 글로벌 증시…'골디락스' 경제 속에 2018년도 추가 상승 전망 우세

편집자주 세계 정치·경제 판도는 올해도 격변이 예상된다. 우선 세계 곳곳의 대선과 총선 일정이 빼곡하다. 리더십 빅뱅은 정치뿐 아니라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오는 2월 새 지도부를 맞는다. '점진적인 금리인상'이라는 통화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지만 FRB가 주도해온 통화긴축 바람이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중앙은행들의 행보는 글로벌 금융시장 향방을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종을 울린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난 지 10년째 되는 해이기도 하다. 중앙은행들의 행보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에너지시장의 재편 움직임도 올해 주목해야 할 화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의 석유 의존 탈피 움직임이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 기술과 맞물려 화석에너지 시대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국제부는 올해 주목해야 글로벌이슈를 ①증시 ②경제 ③금리 ④정치 ⑤에너지로 나눠 정리했다.

[2018글로벌이슈 5선]①증시-상승폭 줄어도 올해도 오른다


지난 해 전 세계 증시는 선진국·신흥국 경제의 동반 회복세와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랠리를 구가했다. '너무 올랐다'는 우려가 있지만 아직은 추가 상승 전망이 앞선다. 다만 전체적으로 고공행진 했던 올해에 비해 올해엔 지역별로 랠리 속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美, 올해보단 저공비행…그래도 더 오른다

지난해 20% 오르며 신고점을 연일 경신한 미국 증시(S&P500 기준). 미 증시는 올해에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지난해 워낙 많이 오른 탓에 내년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금융사 중 가장 낙관적인 곳(크레디트스위스, JP모간, 오펜하이머 등)은 2018년 말 S&P500 전망치를 3000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종가 기준과 비교할 때 12%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전망치는 4% 상승한 2800(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이다.

가파르진 않지만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전 세계 경제의 동반 개선세가 이어지며 기업 실적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미국 세제개편안 입법화가 확정되면서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감세 효과가 올해 기업 순이익에 곧바로 반영된다. 조나단 골럽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세제개편안이 미 의회를 최종통과한 뒤 올해 말 S&P500 전망을 2875에서 3000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는 "기업 실적이 놀라웠고 경제성장률도 개선된 데다 법인세율도 하락했다"며 "새 세제의 영향이 아직 불확실하지만 법인세율 인하로 주당순이익 전망을 8% 상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잠재적 역풍은 '너무 오른'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다. S&P500 기술주는 지난해 40% 급등했다. 지수 상승률의 2배다. 실적도 개선됐지만 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며 밸류에이션이 8년 내 최고로 높아졌다.

특히 세제개편으로 미국 증시에서 선호 종목이 대대적으로 바뀌는 추이가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세제개편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보게 되는 기술주 매도가 가능하다. S&P500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진 기술주에서 대규모 투매가 발생하면 미국 증시 전반에 부담을 지울 수 있다.


JP모간의 듀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는 여전히 강력한 펀더멘털을 보유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세제개편에 따른 (선호주) 전환이 중요한 잠재적 역풍"이라고 전망했다.

감세 효과를 너무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토비아스 레브코비치 씨티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감세로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을 가격 인하나 마케팅 비용으로 돌릴 수 있어 과도하게 기대하면 실망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주목받고 있다. 우선 세제개편의 핵심 수혜주여서다. 여기에 오는 2월 임기를 시작하는 제롬 파월 차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현 재닛 옐런 의장과 비교해 금융규제 완화에 더 우호적이다. 또 올해 중 미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그만큼 실적 개선 여지도 크다.

[2018글로벌이슈 5선]①증시-상승폭 줄어도 올해도 오른다
◇日, 경기침체국 낙인으로 '저평가'…美 증시보다 밸류에이션 매력 커


'만년 패자' 일본 증시는 지난해 들어 근래 보기 힘든 랠리를 펼쳤다. 전 세계 증시 랠리 행진에 늘 소외되던 닛케이225가 지난 한 해 20% 뛰며 1990년대 초 이후 고점까지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증시 르네상스가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 증시가 올해도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단 소폭이나 올해 미국 증시보단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2018년 말 닛케이 전망치를 각각 2만5200, 2만6000으로 제시했다. 25일 종가 대비 각각 10%, 13% 더 높은 수준이다.

일본 증시가 다른 증시에 비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밸류에이션 매력이다. 지난해 주가가 큰 폭 뛰었지만 밸류에이션은 바뀌지 않았다. 주가가 오른 만큼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증시(닛케이 기준)의 주가순이익배율(PER)은 15배로 미국(20배), 유럽(16배)보다 매력적이다. 여기에 전 세계 경제의 동반 개선으로 일본 기업 실적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일본경제가 긴 불황을 이제는 본격적으로 탈피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여성과 고령 노동자의 유휴노동력이 한계 수준으로 줄어 임금이 오르기 시작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올해 전 세계 증시 중 일본 증시를 신흥국 증시 다음으로 선호하는 이유도 유사하다. 후쿠시마 타케시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기업 실적이 더 강력해지고 있고 일본 경제가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들이 아직 스태그네이션(장기 침체) 국가라는 낡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 일본 증시를 과소평가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 변경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적으로 일본 증시가 1990년대 버블(거품) 붕괴 이전 달성했던 역대 고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과감한 전망까지 나왔다. 스파크 자산운용의 아베 슈헤이 사장은 일본의 거시경제 회복세를 근거로 "2020년 닛케이가 4만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닛케이 역대 고점은 버블 붕괴 직전인 1989년 12월의 3만8957.44다.

잠재적 역풍으론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진행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협상이 결렬되는 상황 등이 지목된다. 전 세계 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데다 엔고를 초래해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타격을 입힐 수 있어서다. 다만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블랙록은 나프타 협상 결렬 가능성을 20%로 내다봤다.

[2018글로벌이슈 5선]①증시-상승폭 줄어도 올해도 오른다
◇신흥국-골디락스 경제 타고 내년도 '맑음'…美 긴축이 최대 변수


지난해 신흥국 증시는 2009년 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북한과 중동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위험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강화 기조 등의 악재에도 큰 타격이 없었다.

신흥국 증시는 올해에도 지난해 수준의 고공행진을 구가할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시장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전망 조사 결과 12명은 신흥국 증시가 올해에도 선진국 증시 상승폭을 앞지를 것이라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골디락스' 경제가 내년에도 이어지리란 관측을 근거로 한다. 과열되지 않았지만 너무 냉각되지도 않은 '적당한' 전 세계 경제가 신흥국 증시를 떠받치리란 예상이다.

특히 물가상승률 급등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편 대규모 통화완화정책을 '서서히' 줄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콜린 하르테 BNP파리바 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신흥국 증시가 올해에도 거시경제 환경과 나란히 갈 것으로 보인다"며 "꾸준한 성장률과 낮은 물가상승률의 골디락스 환경으로 중앙은행들의 부양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되며 신흥국 증시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신흥국 증시의 운명을 가를 가장 큰 변수도 바로 미국의 통화정책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행하거나 시장이 FRB의 의도와 다르게 움직일 경우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들도 2018년 신흥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FRB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으론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됐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정책도 중요한 변수다. '시진핑 집권 2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중국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정책 역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선진국 통화긴축 본격화로 올해엔 투자자들이 지역에 따라 더 선별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선 소폭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시모무라 히데오 미쓰비시UFJ 코쿠사이 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지난해와 같은 랠리가 내년에도 이어질 테지만 후 일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조사 결과 신흥국 중 국가별로는 브라질 증시가 가장 매력적으로 전망됐고,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가 뒤를 이었다. 반면 터키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가장 낮은 선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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