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타고 퍼지는 '엘사게이트'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7.12.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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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엘사게이트'로 인해 국내 애니메이션에 대한 신뢰도 무너질까 걱정입니다."

최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 등 유명 캐릭터를 성적인 대상으로 묘사해 대량 배포하는 '엘사게이트'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애니메이션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뽀로로', '핑크퐁 상어가족'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제2의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엘사게이트'의 유탄을 맞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엘사게이트'의 온상으로 알려진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유튜브키즈'가 국내 IPTV(인터넷방송) 플랫폼에 탑재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증폭됐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없는 아이들도 해당 IPTV를 통해 유해 콘텐츠에 접근 가능해진 것.



실제로 유튜브키즈에서 '디즈니 공주'를 검색한 결과, '디즈니 공주들의 충격적인 비밀 TOP7' 등 선정적인 콘텐츠를 다수 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엄마 카드로 편의점 딱지 몽땅 털기', '섹시한 짜장면 먹방' 등 유해 콘텐츠가 수차례 검색됐다.

유튜브는 '엘사게이트' 논란 이후 유해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온라인에서 실시간 발생하는 '엘사게이트'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익 배분 문제도 논란이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자사 콘텐츠를 유튜브에 게재한 뒤 광고 수익을 공유한다. 하지만 해당 콘텐츠가 유튜브키즈 및 IPTV 등을 통해 2차, 3차로 확산되는 경우에는 수익 배분에서 배제되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아이들을 위한 건전한 콘텐츠가 다양한 놀이 문화 및 정서 함양, 가치관 형성에 기여한다는 공감대 속에 발전해왔다.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일명 '착한 애니메이션'들이 인기를 모은 이유다.

영유아 대상으로 한 IPTV 산업이 세심한 관리·감독을 통해 콘텐츠 왜곡 및 무분별한 유통 피해를 최소화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과 동반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IPTV 타고 퍼지는 '엘사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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