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김상욱 부산대 교수가 신간 '김상욱의 양자 공부'를 출간했다. /사진=홍봉진 기자
"양자역학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늘 의심해야 한다'는 거예요.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경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죠. 알파고가 둔 수를 바둑 기사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했고요. 인간의 직관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어요. 20세기 이후 어떤 과학도 양자역학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양자역학을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위치와 속도가 입자의 운동을 결정한다는 고전역학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는 여러 상태가 확률적으로 겹쳐진 중첩 상태지만 이를 측정하는 순간 빛의 알갱이가 위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나의 상태로 결정된다.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불확실성과 모호성은 논리가 될 수 없다며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일반인을 위해 양자역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이 시는 지난해 tvN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을 '사랑의 양자역학'으로 개작한 것이다. 이외에도 패러디 시와 미니 드라마, 예시 등이 풍부하다. 하지만 대개는 이런 반응이다. '이과 망했으면'.
"과학을 교양으로 다루지 않는 현실 때문이죠. 어디 칸트의 철학은 쉽나요? 그런데 그걸 알면 고상한 거고, 지금은 몰라도 '언젠간 배워야겠다' 하잖아요. 그런데 일상에서 양자역학 얘기 하면 '또라이' 소리 듣기 십상이에요. 하지만 양자역학을 알기 전과 후는 절대 같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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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양자역학을 비롯한 과학이 교양이 된 사회를 꿈꾼다. "지난해 우리나라 정치나 사회 상황을 보면 상당히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이었죠. 세월호 참사 때도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건 '의도가 뭐냐', '왜 그렇게 삐딱하냐'는 지적이었어요. 충분한 정보와 수치가 뒷받침된다면 설사 모두가 '아니다'라고 해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게 과학적 사고예요."
김 교수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물리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로 양자 과학, 정보 물리학을 연구하며 60여 편에 달하는 SCI 논문을 게재했다. 저서로 '김상욱의 과학 공부', '영화는 좋은데 과학은 싫다고?', '과학하고 앉아 있네 4'(공저), 'EBS 탐스런 물리 2'(공저), '헬로 사이언스'(공저) 등이 있다.
◇김상욱의 양자 공부=김상욱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308쪽 /1만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