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시연하고 있다. 2017.05.24. [email protected]
13일 현재 대한민국 일자리상황판에는 지난 10월 기준 일자리 지표가 표시돼 있다. 고용률(15~64세)은 66.9%로 전년비 0.4%포인트 상승했고, 실업률은 3.2%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률(67.0%)과 실업률(3.2%)도 비슷한 수준으로, 곧 일자리상황판에 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일자리에 대한 근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일자리상황판의 세부 수치를 보면 '빨간불'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일자리상황판을 보면 10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27만9000명이었다. 하지만 청년층(15~29세)은 5만명, 30~40대는 3만명씩 오히려 취업자가 줄었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취업자수만 36만명이 늘었다. 주로 50대 이상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고, 청년들의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상황판에 표시되는 수치들을 평소에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청년 고용과 관련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피부로 감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상황판은 매일 아침 문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진행되는 티타임 회의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실제 이달 들어 문 대통령의 메시지도 연일 '일자리'에 맞춰지기 시작했다. 지난 4일에는 아예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반장식 일자리수석이 청년실업 관련 문제를 보고했고, 5일에는 '무역의날' 연설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강조했다. 지난 6일에는 종교계와 만난 자리에서 "경제가 거시적으로는 잘 되는데, 청년실업이 심각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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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전체 취업자 증가 속도의 둔화 △청년층 인구 급증 △자본집약 부문 중심의 성장 등이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일자리 사업 예산이 내년 초부터 곧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인 재정집행 준비 체계 조기 가동, 부처별 일자리과제 추진 상황 점검, 청년일자리대책회의(가칭)의 별도 개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새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에 '일자리'를 놓고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한다는 각오다.
여권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무렵부터 나오는 지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며 "촛불의 또 다른 동력 중 하나가 '청년 일자리' 문제였던 만큼, 이 문제 해결에 정부가 공을 들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