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성추행 알렸더니…'네가 예뻐서 그래' 하더라"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12.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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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조사 결과…응답자 88%, 여성 비하·욕설 경험

삽화=임종철 디자이너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직장인 여성 대다수가 업무 관련자들로부터 성적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온라인 매체를 통해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여성 43명의 응답자 중 93%(40명)가 최근 2년간 상사·동료·거래처 등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성적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장 내 성폭력 피해 유형으로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나 욕설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모·옷차림·몸매 평가(81%) △위아래로 훑어보거나 가슴·엉덩이·다리 등 신체 부위를 쳐다보는 것(53%) △커피 심부름(51%) △신체적 접촉(27%) △신체 촬영을 당한 경험(9%) 등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폭력 가해자는 상사가 전체 55%(24명)로 가장 많았다. 가해자의 성별은 79%가 남성이었다. 여성과 남성 모두라고 답한 응답자도 11%로 집계됐다.

직장 내 성폭력 시간은 주로 근무시간(85%)이었고, 이런 피해로 직장에 다니기 싫다고 응답한 사람도 68%에 달했다.



회사에 성적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퇴사했다는 서김수정씨(24)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1월 장애인 인권단체에 입사했다가 회장으로부터 세 차례 성희롱을 당한 후 한 달 만에 퇴사했다"며 "회사 측에 당시 상황을 말했지만 '네가 예뻐서 그랬을 것'이라는 말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불꽃페미액션 관계자는 "서김수정씨는 가해자를 고소해 형사 승소했다"고 밝혔다.

불꽃페미액션은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 관리·감독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직장 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회사가 성폭력 사건을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는 법 개정 추진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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