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 넘보던 기세 어디로? 코스닥 방향성 놓고 '격론'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7.12.07 17:38
글자크기

[내일의전략]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750대로 밀려… "코스닥 활성화 방안 발표 연기도 영향"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장중 800선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오르던 코스닥 시장에서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과 달리 하락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대비 14.93포인트(1.94%) 내린 753.4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0.4% 강세로 출발한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동반 매도세에 오후 한때 3% 가까이 떨어지면서 744.34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이 지난달 24일 장중 8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2조3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바이오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가 8.74% 급락한 7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 (189,000원 ▲1,500 +0.80%)셀트리온제약 (95,600원 ▼300 -0.31%)도 각각 3.63%, 7.55% 하락했다. 티슈진과 코미팜 (4,220원 ▲60 +1.44%)도 각각 6.42%, 5.42% 내렸다.

800 넘보던 기세 어디로? 코스닥 방향성 놓고 '격론'


이날 하락은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 매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환율이 급하게 떨어지면서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 매력이 소멸했고 올해 가파르게 올랐던 IT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게다가 모멘텀 플레이를 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연말 휴가를 앞두고 북클로징(결산)을 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코스닥은 그동안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많이 오른 만큼 매도세가 나왔다"면서 "연말에는 쉬면서 장을 마무리하고 상반기에 온기가 다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기업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외인 매도 외에 금융위원회가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를 내년으로 미룬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은 불확실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코스닥 정책에 대한 우려도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본다"면서도 "전날 미국 증시 하락과 차익실현 매도세 등 대외 상황이 투심을 더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말에는 성장성이 주목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심이 나아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차익실현 이슈가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 수준에서 지수가 더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스닥을 이끌었던 바이오주가 기대감으로 올라오긴 했지만 아주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고, 점진적인 금리인상과 높은 이익증가율, 정부 정책 기대감 등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했다. 내년 바이오주 전망에 대해선 시장이 실적 기대치를 얼마나 반영할지에 달려있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코스닥 26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바이오·제약주가 포함된 건강관리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925억원으로 올해보다 36.4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저효과가 강하게 반영된 조선과 에너지, 호텔레저서비스를 제외하면 IT(정보기술)에 이어 높은 이익증가율이다.

반면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시장은 약간의 악재가 나오기만 해도 쭉 밀려버리는 모습"이라면서 "연말까지 특별히 힘을 쓰기는 어려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대형주 중에서 7월 고점에 비해 20~30% 내려온 주식이 굉장히 많다"면서 "상승장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이날 코스닥 급락도 정책에 대한 우려보다는 유동성 부족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정책은 주식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기 어렵다"면서 "그동안 코스닥이 힘을 썼던 건 강세장의 가장 마지막 국면에서 성장성을 놓고 바이오주에 투기를 벌인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가격이 너무 높아져서 투심이 약해지고 코스닥 시장 전체가 주저앉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