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작가 인터뷰
수상작인 ‘라디오 장례식’은 라디오가 자신의 세상의 전부였던 ‘안드로이드’가 라디오의 갑작스런 고장을 계기로 세상 밖으로 나가는 여정을 그렸다. 역설적이게도 기계인 안드로이드를 통해 순수한 인간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소설 구상에 착수한 지난 3월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에게 매우 힘든 시기였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슬픔과 허망함에 빠져있던 때이기도 했다.
그가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때부터였다. 단편소설에 빠져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던 그는 어느 순간 ‘이런 책은 누가 쓰는 걸까’라는 질문을 떠올렸다고. 그 질문은 ‘내가 써봐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글쓰기는 철저하게 저 자신을 위한 일이었어요. 제게 글쓰기는 제가 가진 질문과 생각을 펼치는 일이에요.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즐겁죠. 평생 읽고 쓰고 생각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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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 씨는 SF소설을 통해 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에게 SF는 순수문학에 상상력을 불어넣고 가능성을 넓히는 소재다.
“순수문학은 독자들이 쉽게 오르기에 어려운 언덕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으려면 SF 같은 장르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 상상력이 독자들이 언덕을 오를 수 있게 도와주지 않을까요. 상상은 가능성을 넓혀주는 거잖아요.(웃음) 저도 궁극적으로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