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2000억원대 '짝퉁' 국산 돼지고기 "이젠 꼼짝마"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2017.12.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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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첨단 이화학분석 기술 활용한 '돼지고기 원산지 판별법' 개발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를 찾은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다. 최근 '살충제 달걀 파동'에 따른 불안감에 달걀 구매를 꺼리고 두부·우유·육류 등 대체식품과 채식에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17.8.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를 찾은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다. 최근 '살충제 달걀 파동'에 따른 불안감에 달걀 구매를 꺼리고 두부·우유·육류 등 대체식품과 채식에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17.8.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돼지고기는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지만 국내 생산량이 부족해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 때문에 많은 업자들은 가격이 싼 외국산 돼지고기를 수입한 뒤 이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행위가 많았다.

하지만 돼지고기 원산지를 과학적으로 판별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같은 원산지 위반행위도 근절될 전망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육질의 발생 차이 원리를 이용해 국내산과 외국산 돼지고기를 구분하는 첨단 원산지 판별법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새로 개발된 원산지 판별법은 '이화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화학적 분석은 유기성분이라든지 아니면 무기성분의 함량 차이를 활용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조재호 농관원장은 "동일한 유전자라 하더라도 국가별로 사료·기후 등 사육환경이 다를 경우, 국산과 외국산간 육질 차이가 발생한다는 원리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돼지고기의 원산지 단속은 주로 전문가의 육안 식별 또는 관련 증거자료 수집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날로 지능화·고도화 돼가는 위반 사례를 적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수입산이 냉동육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국산과의 차별성을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는 게 농관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2016년 돼지고기 원산지표시 위반 행위는 1356건으로 전체 위반행위의 27.2%를 차지했다. 또 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계속 증가추세다. 2013년 18만5000톤을 기록한 수입 돼지고기는 △2014년 27만4000톤 △2015년 36만톤 △2016년 31만 9000톤을 기록했다.

업자들이 수입한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 경우 2016년 시장규모는 약 3조 2000억원대에 달한다.

농관원은 이번 돼지고기 판별법 개발과 함께 지난 달 '디지털포렌식센터'를 개소,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과학적·체계적 관리를 통해 부정유통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센터에서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디지털 증거를 복구·분석해 법적 증거 능력을 확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조재호 농관원장은 "과학적인 원산지 판별법을 활용한 돼지고기 원산지 거짓표시 단속을 강화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유통질서 확립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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