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CEO들의 연말 고민, "불황 장기화된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7.12.0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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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의 날 2년만에 개최…중국, 싱가포르 등 부상으로 '매출절벽' 부담 가중

강환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사진=뉴스1강환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사진=뉴스1


조선업계 최대 행사인 '조선해양의 날'이 2년 만에 개최됐다.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 탓에 지난해 행사를 건너뛰고 재기의 칼을 갈았지만 올해 행사 분위기 역시 밝지 못했다. 주요 조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업계 장기 불황을 걱정했다.

강환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은(현대중공업 (131,200원 ▼700 -0.53%) 대표)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14회 조선해양의 날'에서 "글로벌 경기의 더딘 회복으로 수주절벽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조선해양은 한국의 대표 수출산업이었다"며 "하지만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장기불황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 수주절벽이 조선업 부진의 끝이 아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대영 삼성중공업 (9,800원 ▼70 -0.71%) 사장도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31,150원 ▼100 -0.32%) 사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업계 CEO들이 앞날을 걱정한 까닭은 지난해 불어닥친 수주절벽에 이어 올해부터는 '매출절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수주 후 매출이 2~3년에 걸쳐 잡히는 조선업 특성상 지난해 급격한 수주 감소가 올해부터 매출 급감으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3분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감소했다. 대우조선의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이는 대손충당금 환입액과 구조조정 효과로 실제 영업을 통한 실적 개선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과 싱가포르 등 글로벌시장 경쟁 상대들의 부상도 부담이다. 강 회장은 이와 관련, "고민인 상태"라며 "방법을 알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최근 국내 선사마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의 텃밭이던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도 싱가포르 업체에 밀렸다.

강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체질개선을 해 국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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