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에코동물병원
몇년 전 이맘때 고슴도치가 오줌을 못 누고 뒷다리를 잘 못 쓴다는 연락을 받았다. 검사를 해보니 척추강직증이었다. 아, 고슴도치에게는 양약을 쓰기 어려운데….(신장·간 기능이 약한 고슴도치는 스테로이드나 소염제 같은 강한 약을 쓰기 어려울 때가 많다.)
우리병원은 초기부터 침, 한방치료도 해왔는데 양방과 같이 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본 경우가 많다. 사람으로 치면 이른바 '양한방 협진'이다. 특수동물들도 허리가 아프거나 마비 증상이 와서 병원을 찾을 때가 종종 있는데, 침 치료를 하거나 한방 약을 썼을 때 예후가 기대 이상이었던 사례가 많다.
고슴도치뿐 아니라 토끼, 기니피그, 앵무새들도 한방치료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나이 많은 동물들에게 오는 관절, 디스크 질환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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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방송된 MBC '마의'. 마의(馬醫)는 말을 치료하는 의사를 뜻합니다. /사진=MBC
↑ 미국의 한 동물병원에서 관절염을 앓는 개에게 침 놓는 영상.
한방치료는 부작용 없이 치료 효과가 좋아서 점점 주목받고 있다. 16개의 주요 경락, 혈 자리를 동물에게 적용한 치료인데, 우리나라에서 소나 말을 침·뜸으로 치료하기 시작한 것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간다. 조선시대 자료를 보면 조상님들의 동물 치료가 우리 세대 생각보다 앞서 있다는 느낌도 들 정도이다. 사극에서 말·소에게 침을 놓는 장면이 보이기도 하는데, 조상들은 실제 이런 치료를 했었다. 물론 지금도 효과를 보는 좋은 치료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만 한방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침술 관련 자격증을 우리나라보다 먼저 만들어서 수련 과정도 만들었을 정도이고, 독일 등 유럽국가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방을 전수받기 원한다.
김미혜 수의사(송파에코동물병원장) 반려동물 보온에 신경써주세요. 갑자기 추운 곳에 가거나, 실내온도가 크게 떨어지면 동물들도 관절·신경계 질환이 생길 수 있답니다. 마시는 물도 너무 차가운 것보다는 약간 미지근한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다리 마비가 오거나 소변을 잘 못 보는 증상을 보이면 병원을 빨리 찾으세요. 동물들에게도 골든타임이 있어서 마비증상이 시작된 지 72시간 후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