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조정' 압력 단기 지속 전망…유동성 규제 파장 촉각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11.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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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규제에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 증시 투매로 번져…'국가대표' 투입 가능성도

CSI300지수 추이/자료=블룸버그CSI300지수 추이/자료=블룸버그


중국 증시가 채권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한동안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가 24일 보도했다.

중국 증시의 조정 압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당국의 유동성 긴축에 따른 채권시장의 불안을 악재로 꼽는다.

중국 증시는 전날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의 하루 낙폭이 2.3%로 올 들어 가장 컸다. CSI300지수는 2.9%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추락했다.



CSI300지수는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표 종목 300개로 구성된 중국 A주 대표 지수다. 올 들어 전날 급락하기까지 24% 올랐다.

첸 리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이날 낸 투자 노트에서 "금리 상승이 은행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에게 A주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당장 이익을 실현하는 걸 정당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올해 최대 정책 화두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부실 대출과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채무를 늘리는 투기의 온상으로 꼽혀온 자산관리상품에 대한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 여파로 중국 국채와 국채에 버금가는 우량 등급의 회사채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연초 3% 초반이던 10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전날 한때 4%를 웃돌았다. 만기가 같은 중국개발은행 채권 금리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첸 애널리스트는 "중소형 금융기관이 아직 (중국 정부의 새 규제에 따른) 디레버리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연말에는 안 그래도 유동성이 빠듯해,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권 투매는 채권 가격을 떨어뜨린다. 채권 가격 하락이 채권 금리를 띄어 올렸고 이 바람에 증시에서도 투매가 일어났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중국 증시의 투매가 심해지면 이른바 '궈자두이'(국가대표)가 주가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궈자두이는 2015년 중국 증시 급락사태 때 해결사로 나선 중국 인민은행과 증권관리감독위원회,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 증권금융공사 등을 통칭한다.

하오 홍 보콤인터내셔널홀딩스 수석 투자전략가 궈자두이가 아직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된 것 같지 않지만 투매가 계속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채권시장이 더 중요한 문제"라며 "중앙은행(중국 인민은행)이 혼란을 막고자 한다면 유동성을 어느 정도 풀 것"이라고 말했다.

첸 애널리스트는 자본조달 비용(금리)의 상승이 단기적으로 A주 우량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호실적이 이어져 이미 막대한 현금을 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하이종합지수와 CSI300지수는 이날도 한때 하락세가 돋보였지만 오후 들어 반등세가 두드러졌다. 덕분에 상하이종합지수와 CSI300지수 모두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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