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중립성 사실상 폐기…네트워크 사업자 '환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1.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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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 다음달 중순 폐기안 표결…망 중립 반대론자 다수, 쉽게 통과 전망

지난 6월 20일 미국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br> 대해 진술하는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AFPBBNews=뉴스1지난 6월 20일 미국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br> 대해 진술하는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AFPBBNews=뉴스1


미국의 ‘망 중립성 규칙’이 다음 달 폐기될 전망이다. 망 중립성이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와 정부 등이 데이터 사용자나 내용, 전송방식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네트워크 설비 운영과 투자를 책임지는 통신 사업자에게는 불리하지만,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어 논란이 돼왔다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이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도입한 망 중립성 규칙 폐기 계획을 공개했다.



파이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임명한 인물로, 망 중립성 폐기에 찬성해왔다. 그의 취임 이후 FCC는 망 중립성 폐기를 위해 지난 8월까지 망 중립성에 대한 업계와 학계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최종 표결은 다음 달 14일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파이 위원장을 포함한 다수의 망 중립성 찬성론자들이 FCC를 장악한 만큼, 다음 달 표결에서도 망 중립성 폐기안은 쉽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FT는 “파이 위원장이 십여 년간 진행돼온 망 중립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평했다.

망 중립성 규칙 폐기가 임박하면서 망제공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의 표정은 엇갈렸다.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컴캐스트, AT&T 등 이동통신사와 유·무선 통신업체들은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네트워크 설비 투자에 대해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망 중립성 규칙이 없어지면 망제공사업자들이 특정 사업자나 서비스에 대해 추가 비용을 받거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한하는 등의 조처가 가능해진다. 반면 구글, 애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온라인 콘텐츠 사업자와 소비자 단체 등은 “요금 인상과 대기업의 콘텐츠 독점, 혁신 기업 차별 등이 우려된다”며 망 중립성을 지지한다.


WSJ은 “파이 위원장의 망 중립성 폐기에 대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업자와 소비자 단체들이 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들은 망 중립성이 경쟁 유지와 망제공사업자의 온라인 환경 장악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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