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시계 '째깍째깍'…조정소위, 조정대신 기싸움

머니투데이 김평화 이건희 기자 2017.11.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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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야, R&D 예산 감액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특별위원회 제1차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에서 백재현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특별위원회 제1차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에서 백재현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에 대한 '칼질'에 나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의 심사가 속도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쟁점예산이 다뤄지기도 전에 여야 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다.

예산조정소위 사흘째인 16일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위원장도 일정 지연 우려를 얘기했다"며 "주제와 사안마다 논쟁을 벌이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간 지나친 기싸움 탓에 쌓여있는 현안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 의원은 "지금처럼 완전히 이렇게 여야로 극명히 나눠져 (논쟁)하면 (진행이)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조정소위에는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사회간접자본(SOC) 감액 등 주요현안은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여야는 거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보름 남짓 남은 상황이다. 일정에 밀려 막판 졸속 처리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련 예산 조정심사에서도 여야 간 줄다리기는 이어졌다. 절반 가까운 사안들이 감액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보류됐다.

첫 안건으로 오른 고성능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사업(R&D)은 야당 의원들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황 의원은 "신규과제 단가가 왜 높은지 근거제시가 전혀 없다"며 15억원 삭감 의견을 냈고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 감액 여부는 보류됐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주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살려줘야한다"며 "이런 예산에는 여야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류를 요구하며 상임위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이밖에도 △달탐사 사업 R&D △글로벌 프론티어 △차세대 정보 컴퓨팅 개발 △우주원자력 국제협력기관 조성사업 예산 삭감 여부가 보류됐다.

다만 여야는 이날 오후 조정소위에선 약 1시간 만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관 농촌진흥청, 산림청, 해양경찰청의 예산 심사를 마무리했다. 특히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해체된 뒤 3년 만에 다시 독립 외청이 된 해양경찰청에 대해선 여야 의원들의 격려도 있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홍보비가 과하다"며 1억1000만원 순증된 예산이 홍보 예산이 삭감됐다.

그러나 농해수위 소관 일부 예산안의 심사를 마친 뒤 여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 심사에서 다시 격돌했다. 이들은 △국가 전략 프로젝트 R&D 사업 △첨단융복합 기술개발 사업을 놓고 1시간 30분 가량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한 채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유승희 의원은 "국가가 과학자에 얼마나 투자하냐에 따라서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에 빛나는 결과물을 낳을 수 있다"며 "R&D 관련 예산 삭감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관련 사안에) 돈이 1조1600억원 들어가는데 설명 없이 숫자만 확확 늘린다"며 삭감을 요청하는 등 기싸움이 이어졌다.

전날 국토교통부 소관 예산심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출자금 배정 △도시재생뉴딜사업 △수도권광역급행철도 예산 등을 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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