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국정원 수난 안타까워…박前대통령이 돈 용처 밝혀야"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경은 기자 2017.11.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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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 독립운동가 이회영 17일 현충행사 예정…'2019년 예정 임정기념관 건립 서둘러야'

국가정보원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찬 우당기념관 관장이 15일 우당 이회영 선생 추모행사(11월17일)와 국정원과 전직 원장들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국가정보원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찬 우당기념관 관장이 15일 우당 이회영 선생 추모행사(11월17일)와 국정원과 전직 원장들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국민의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을 맡았던 이종찬 전 원장은 최근 정보기관 수난과 관련해 “정말 안타까운 일로 통치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들로부터) 특별활동비를 받아 어떻게 썼는지를 소명하는게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부인 우당 이회영(독립운동가) 탄생 150주년을 맞아 17일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이 전 원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 우당기념관에서 기자를 만나 “정보를 많이 가지는 것이 나라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라고 전제하며 "정보(기관)을 사적으로 이용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큰 잘못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활동비가 필요한 곳이 분명히 있었던 만큼 돈을 전달한 기관이나 기관장의 문제보다는 통치자들의 잘못이었다는 이 전 원장의 생각이다. 육군사관학교(16기) 출신인 그는 중앙정보부 시절인 1973년부터 영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하기 시작해 중앙정보부 국제문제담당 부국장, 총무국장, 기조실장을 두루 거쳤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국가안전기획부장에 임명돼 안기부를 지금의 국정원으로 개명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정계 은퇴 후 우당기념관의 관장, 우당장학회 이사장,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 회장을 맡아 역사바로세우기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올해는 우당 탄생 150주년으로 입법부를 대표해 정세균 국회의장이 참석하고 국가보훈처도 두루 참여해 우당 선생의 뜻을 기리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당기념사업회는 우당 탄생 150주년 관련 기념우표를 내는 사업을 주도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우당 6형제의 독립운동-민국의 길, 자유의 길’이라는 기념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 전 원장은 올해 우당 탄생 150주년을 맞아 여는 추모행사 외에 우당장학회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장학금 기증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그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하던 시절도 있었다”며 “그들의 후손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독립운동 연구가 진척되도록 장학금 지급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198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이어오는 장학금의 재원에 대해서 이 전 원장은 “후원회원들이 700여명 이상 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한달에 커피 두잔만 덜 먹으면 만원씩 낼 수 있고 그 돈으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도울 수 있다는 제안을 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일도 회장 자격으로 맡고 있는 그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옆에 임시정부기념관 건립부지를 꾸려 고난을 겪은 것에 더해 계속되는 저항 의지를 보여왔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한다”며 “2019년 임정 수립 100주년에 맞춰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부쪽에 요청하는 등 여러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원장은 내년에는 독립운동과 저항을 주제로 한 영화를 모으는 작업과 이념과 관계 없이 독립정신을 고취시켰던 여러 노래들을 아우르는 행사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국립현충원에서 추모행사를 벌이는 우당 이시영의 형제들은 맏형인 이건영을 비롯해 이석영, 이철영, 이회영, 이시영, 이호영 6형제가 1910년 자유의 나라를 꿈꾸며 독립운동기지 건설을 위해 조국을 떠나 서간도로 망명해 한평생 교육사업과 무장투쟁, 임시정부 활동 등을 주도했다. 특히 1932년 11월17일 일제의 고문으로 66세를 일기로 옥중에서 순직한 우당 선생은 중국에 망명하여 경학사(耕學社)를 세워 일하면서 배우게 했고,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 훈련시키는 것을 나라 찾기 운동의 근본으로 삼았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이 1945년 환국 전 상하이 공항에서 찍은 사진. 앞줄 가운데 태극기를 든 소년이 이종찬 전 의원이다. 오른쪽에 눈물을 닦고 있는 중절모 쓴 노인이 이종찬의 작은할아버지인 성재 이시영/제공=우당기념관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이 1945년 환국 전 상하이 공항에서 찍은 사진. 앞줄 가운데 태극기를 든 소년이 이종찬 전 의원이다. 오른쪽에 눈물을 닦고 있는 중절모 쓴 노인이 이종찬의 작은할아버지인 성재 이시영/제공=우당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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