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서 사는 게 전쟁"…수능 연기에 서점가 북적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2017.11.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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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버린 문제집 찾기위해 쓰레기통 뒤지기도…학원가도 스케줄 조정 등 비상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초·중·고 학습 코너에 수험서를 사려는 학생 등이 몰려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초·중·고 학습 코너에 수험서를 사려는 학생 등이 몰려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초·중·고 학습 코너에 수험서를 사려는 학생 등이 몰려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초·중·고 학습 코너에 수험서를 사려는 학생 등이 몰려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포항 지진 여파로 '2018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가운데 서점가로 모의고사 문제집 등을 사기 위한 수험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수험생 수십명이 초·중·고 학습 코너에 몰려 있었다. 이들은 여러권의 수험서를 든 채 또다른 수험서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서점 직원은 판매대에서 사라지는 수험서를 채워 넣기에 정신이 없었다.



교복을 입고 있던 한 수험생은 "가지고 있던 문제집을 다 풀고 요약 노트밖에 없다. 1주일이라는 시간이 더 생겨 문제집을 구매하려고 서점에 왔다. 나름 빨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원하는 책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험생은 "친구 동네 서점 주인이 반품하려고 끈으로 묶어 놨던 문제집을 꺼냈다는 얘길 들었다. 서점마다 수험생이 수십명이라고 하는데 책이 없어 발길을 돌린 친구가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며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험생 자녀와 함께 서점을 찾은 한 학부모는 "서점에 문제집이 동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뛰어왔다. 동네 서점도 있었지만 책이 없을 것 같아 큰 서점으로 왔는데 다행이다. 책사기 전쟁 같다"고 말했다.

수험서를 미리 정리했던 일부 학생들이 문제집을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상황도 연출됐다. 한 수험생은 "갑자기 결정된 수능 연기에 당황스럽다. 수능 하루 전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책들을 정리했는데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학원가도 비상이다. 서울 송파구 소재 한 학원장은 "강사들이 수능날을 기준으로 모든 스케줄을 조정한 상황인데 밤 늦게 비상 소집해 회의했다. 학생들의 혼란과 심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돼 도움을 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수능 연기로 87개소에 매일 경력 356명, 총 2492명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출제·인쇄본부 각 1개소에는 4명씩 2교대로, 문제지 보관소 85곳에는 2명씩 2교대로 경비를 선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8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로 예정됐던 수능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부는 학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과 시험 시행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18학년도 수능을 1주일 연기한 23일에 시행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경주 지진의 경우에도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 46회의 여진이 발생한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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