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준 마지막 일주일"…수능연기에 학원 광고 '눈살'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7.11.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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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안전·형평성 측면에서 연기 환영 속 탄식도…일부 학원 발빠른 특강 광고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 포항 북구 북쪽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16일 열릴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해 23일에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 포항 북구 북쪽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16일 열릴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해 23일에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날 지진 발생으로 시험이 1주일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일부 학원가에서 일주일 특강 광고 홍보에 발빠르게 나서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5일 저녁 8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서울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연기를 발표했다. 앞서 이날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는 규모 5.4의 지진 등이 발생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현장을 살펴본 후 수능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저녁 늦게 수능 연기 결정이 나온 가운데 서울 강남구 등에 위치한 대형 입시 학원은 학생들에게 발빠르게 특강 안내 문자를 보냈다. 수능까지 남은 마지막 일주일을 학원 특강을 통해 공부하면서 기회로 삼으라는 것.

'지구가 준 선물 마지막 일주일을 불사르는 직전특강!' 등 자극적인 표현의 특강 광고 문자도 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대치동 학원가에선 발빠르게 '앞으로 수능 일주일 더 남았다' 등의 광고를 해댄다"면서 "수능이 연기돼 불안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그저 소비자로만 보는 게 너무하다"고 지적했다.



재수생 김모씨는 "물론 더 남은 일주일이 기회가 될 수는 있겠지만 황당하고 불안한 수험생들의 상황을 이용하는 것 같아 어쩐지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능 연기 결정에 많은 시민은 환영하고 있다. 주부 신모씨(53)는 "여진 우려가 있는 지금, 수험생들의 안전이 걱정됐는데 정부에서 옳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모씨(27)는 "내일 시험을 강행했다면, 포항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불안에 떠는 등 동일한 조건에서 절대 시험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형평성 측면에서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험생과 수험생을 둔 학부모 사이에선 탄식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시 송파구 고등학생 3학년 윤 모양은 "일찍 잠들려고 샤워를 했는데 이 같은 소식이 나와 황당했다"면서 "하루 종일 긴장했는데, 일주일 뒤까지 또 이 과정을 겪어야하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원도에 거주하는 재수생 A씨는 "하루만 더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고 버텼는데, 솔직히 억장이 무너진다"면서 "나처럼 평범하게 공부한 수험생들은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군인 신분으로서 수능을 위해 휴가를 써서 나왔다는 한 누리꾼은 "휴가 나와서 부대 근처에서 시험을 보려고 일부러 모텔까지 얻어 모의고사 문제를 풀고 있는데, 갑자기 시험이 연기됐다고 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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