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미 FTA 개정 공청회 완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7.11.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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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반발 속 예정된 시간 보내…각 업계·소비자 질의는 서면으로 답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위한 공청회에서 FTA대응대책위 관계자들이 공청회가 적힌 현수막 찢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위한 공청회에서 FTA대응대책위 관계자들이 공청회가 적힌 현수막 찢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정부가 농민단체의 반발 속 파행으로 끝난 FTA 개정 공청회가 사실상 법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고 다음 절차에 돌입하며 FTA 개정 속도를 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공청회와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를 반영해 통상절차법 6조에 따른 한미 FTA 통상조약 체결계획을 수립하고 국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날 열린 공청회가 통상절차법 7조에 따른 '국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요건을 충족했다고 해석한 것이다.

오전 9시 30분 시작된 공청회에서는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의 개회사,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의 한미 FTA 개정 추진 경과 발표,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 발표가 있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미 FTA에 따라 2011~2016년 한국의 전세계 상대 수입이 6.2% 줄어들 동안 미국 상대 수입은 0.8%만 줄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의 전세계 수입이 0.2% 줄어들 때 한국 제품 수입은 5.3% 늘었다고 밝혔다.

또한 2012~2016년 미국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8.3→11.1%로 2.6%p 늘었으며 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6→3.1%로 0.6%p 증가하는 등 양국의 시장접근성이 개선됐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FTA 발효 이후 한국의 전세계 대상 수출입에 비해 미국 대상 수출입 품목 비중이 각각 2.2%p 0.9%p 증가하는 등 한미 FTA가 새로운 품목과 기업의 참여로 무역의 규모를 늘렸다고 평가했다.


한미 FTA 이후 양국간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이후 한국의 미국 내 직접투자는 전세계 국가들 중 1위였으며 법인당 평균 투자금액도 글로벌 투자금액 평균을 웃돌았다.

미국의 한국 내 투자는 FTA 발효 전과 비교해 184%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총 외국인 투자는 70%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은 2012~2016년 평균투자액 기준으로 일본에 이어 한국에 많이 투자한 두번째 나라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미 FTA가 개정될 경우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가 남아있는 품목이 적고 관세율 수준도 높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개정할 경우 실질 GDP는 0.0004~0.0007% 추가적으로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1200만~2400만달러 증가한다.

연구원 발표 이후 전문가 패널 등이 참여하는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농민단체 관계자들의 시위와 단상점거 등으로 더 이상의 순서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들은 공청회 자료 부실, 졸속 처리 등을 문제 삼고 달걀과 신발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개회사에서 "한미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농업부문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추가적인 개방은 어렵다는 확고한 입장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농민단체의 반발을 막지 못했다.

결국 산업부는 예정 종료시각인 낮 12시를 넘긴 시각에 공청회 종료를 선언했다. 이번 공청회에서 논의하지 못한 각 업계 및 국민들의 질문에는 서면으로 답변한다.

아울러 농축산업계의 의견을 더 듣기 위해 산업부와 림축산식품부가 함께 이르면 다음주 중 농축산업계 대상 간담회를 별도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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