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듐이 뭐기에…수요 폭등으로 백금보다 비싸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0.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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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 증가로 팔라듐 수요 폭등…차익 시현·달러 강세로 상승세 주춤 우려도

팔라듐이 뭐기에…수요 폭등으로 백금보다 비싸져


외과수술용 도구나 자동차 부품 제조에 쓰이는 팔라듐이 귀한 몸이 됐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등하면서 올해 들어 가격이 크게 올라 백금보다 비싸졌다. 전문가들은 다만 투기수요 감소, 달러 강세 등으로 상승 추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한다.

팔라듐 선물가격은 지난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온스당 977.5달러(약 110만3100원)로 마감했다. 올해 초보다 37% 이상 오른 값이다. 앞서 이달 16일에는 장 중 1012.00달러를 기록했다. 팔라듐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를 넘은 건 2001년 1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당시에는 세계 팔라듐 생산의 50%를 차지하던 러시아가 정치적인 이유로 공급 조절에 나서면서 값이 급등했다.



투자회사 인터내셔널 FC스톤의 에드워드 메이어 전략가는 "아무도 팔라듐 가격이 이렇게 오를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팔라듐의 주된 용도는 촉매와 다른 금속과의 혼합이다. 특히 휘발유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인 촉매변환기의 산화 촉매로 많이 사용된다.



영국의 소재제조기업 존슨 매티에 따르면 올해 팔라듐의 글로벌 수요는 742만3000온스로 공급량보다 79만2000온스 많다. 지난해에도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으나 차이는 16만3000온스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많이 늘어난 것이 팔라듐 수요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올해 팔라듐 수요의 70%가 자동차 부문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올해 1~8월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유럽에서도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후 백금을 배기가스 정화 촉매로 사용하는 디젤차 판매가 크게 줄고, 대신 휘발유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차 판매가 증가했다.


반대로 디젤차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많이 사용되는 백금은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세다. 지난 6일 온스당 912.70달러까지 떨어지며 16년 만에 처음으로 팔라듐에 역전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디젤보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의 증가가 팔라듐 수요를 더욱 늘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지난달 2019년부터 일정 비율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생산하게 생산하도록 강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팔라듐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차익 시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유로화, 엔화 등 다른 통화 사용 투자자들에게 팔라듐이 비싸지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DXY)는 이달 현재 지난달 8일 저점(91.35) 대비 3% 가까이 올랐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팔라듐 대신 백금 사용을 늘릴 수도 있다. 캐나다의 자원 전문운용사 스프랏의 시리 카르구트카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당장 팔라듐 가격 하락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팔라듐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면 장기적으로 백금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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