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요금 8000원? 안올린다더니"…시민들 '싸늘'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10.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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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서민 부담 크다" 반발…서울시, 19일 '택시정책 심의' 열고 의견 수렴

서울 김포공항 택시승강장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길게 줄지어 서있다. /사진=뉴스1서울 김포공항 택시승강장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길게 줄지어 서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가 택시비 인상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시가 "택시요금 인상 요인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가 이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특히 요금 인상 검토안 중 기본료를 8000원까지 올리는 방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들은 "택시를 타지 않겠다"며 반박하는 분위기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택시요금 인상을 안건으로하는 '택시정책 심의'를 열고 택시비 인상을 검토한다. 이 자리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 관계자들의 의견을 살핀 뒤 시민공청회와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택시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내 중형택시의 기본 요금은 2km 이내 거리 기준 3000원이다. 2013년 10월 당시 2400원에서 600원 인상한 것이다. 주행요금은 2001년 168m당 100원에서 2005년 144m, 2013년 142m당 100원으로 인상됐다.

서울시가 검토하는 요금 인상안은 크게 두 가지로, 과거처럼 500~600원 올려 기본요금을 현행 3000원에서 3500~3600원 수준으로 올리는 1안과 전국택시노동조합의 요구를 파격적으로 들어주는 2안이다. 2안 중에는 택시 기본요금을 8000원(현행 대비 5000원 인상)까지 올리는 방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는 1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택시노조는 "택시기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택시업계의 어려움과 다른 대중교통 요금 인상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개인택시기사들은 지난 8월3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버스는 3년 주기로 요금을 인상하면서 택시는 4년째 요금을 동결했다"며 "서울시는 요금인상 요인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서울시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택시요금을 지나치게 올리면 서민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1)는 "택시 기본요금을 8000원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가뜩이나 월급은 안오르고 물가는 비싼데 택시비까지 그렇게 오르면 누가 타겠느냐"며 비판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한모씨(36)도 "야근과 회식이 잦아 울며 겨자먹기로 택시탈 때가 많은데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택시요금 인상을 안한다고 했다가 불과 반년 만에 뒤집은 것을 비판하는 시민도 있었다. 강서구 거주 대학생 성모씨(22)는 "올해 택시요금 안올릴 것처럼 얘기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뒤집어도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4월 택시회사 255개의 경영·재무자료를 토대로 서울연구원과 한울회계법인에 의뢰해 택시운송원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택시 1대당 1일 운송비용이 29만11원으로 2014년(32만1407원)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택시요금 인상요인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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