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가 자산가격 인플레를 촉진하는 경로(4)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7.10.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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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고집스럽게 전개되고 있는 낮은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세계화'를 꼽고 있습니다. 중국 등 미국 바깥 이머징 국가들에도 엄청나게 많은 공장이 생겨나고 국제무역은 더욱더 자유화됐죠. 미국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고 있습니다.

만일 미국의 경기와 고용시장이 가열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커진(상대가격이 더 싸진) 외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따라서 미국 기업들은 가격을 적극적으로 인상하지 못하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뛰지 못합니다. 대신 무역수지만 악화할 뿐이죠.



인플레이션에 결국 중요한 변수는 '국내 경기나 고용환경'이 아니라 '해외 경기' and/or '환율'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올해 들어서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미국의 수입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아래 그래프를 한 번 보시죠.

지난 15년 동안 미국의 '소비재' 수입물가는 8.9%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연간 상승률이 매우 미미할 뿐 아니라 그 변동이 지극히 작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이 기간에 미국 달러화의 환율이 비교적 큰 진폭으로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물가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임을 뜻합니다.



어쨌든 미국으로 수입된 소비재는 지난 몇 년간 거의 오르지 않았으니 저물가의 분명한 원인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극도로 안정된 채 낮게 깔린 소비재 수입물가의 미국 내 파급 영향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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